(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카타르 측이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권 4개국이 요구한 단교 해제 조건이 주권을 침해한다며 수용을 거부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셰이크 모하마드 알타니 카타르 외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안젤리노 알파노 이탈리아 외무장관과 만난 후 기자회견에서 "(아랍권의) 요구사항 목록은 수용이나 협상을 위한 게 아니라 거절당하려고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알타니 장관은 "이 요구 조건에 카타르 국가 주권을 침해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을 모두 알고 있다"며 "우리는 어떠한 주권 침해나 카타르에 부과되는 조치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타당한 조건"이 주어지면 카타르가 대화에 참여할 뜻이 있다고 덧붙였다.
군사 행동이 두렵지 않으냐는 질문에 알타니 장관은 "국제법을 위반하면 안 되며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고 답했다.
사우디·아랍에미리트(UAE)·바레인·이집트는 카타르가 테러 세력을 지원한다고 비난하며 지난달 5일 외교·경제관계를 단절했다.
이들 4개국은 단교 철회 조건으로 ▲ 이란과 제한적 상업 거래 이외의 교류 금지와 주이란 공관 폐쇄 ▲ 터키와 군사 협력 중단 ▲ 국영 알자지라 방송 폐쇄 ▲ 테러 용의자 정보 제공 등 13가지를 카타르에 제시했다.
하지만 카타르는 이 요구사항이 부당하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고, 이란과 터키가 카타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상태다.
아랍권 국가들은 단교 철회 조건에 협상의 여지가 없으며 카타르가 이를 따르지 않으면 추가 조치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카타르 군주 셰이크 타밈 빈하마드 알타니와의 전화통화에서 카타르와 아랍권 국가의 분쟁 종결에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크렘린궁이 전했다.
ric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