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인데 자영업 포화…작년 91만개 폐업

입력 2017-07-02 14:04  

경기 불황인데 자영업 포화…작년 91만개 폐업

하루 2천500개 문 닫은 셈…매출 미달해 세금 못 내는 자영업자도 속출

금수저들에겐 불황도 빗겨가…상속·증여재산 가액도 역대 최고




(세종=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경기 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자영업자는 넘쳐나면서 지난해 문을 닫은 자영업체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문을 닫지 않았지만, 경영이 어려워 세금을 내지 못하는 자영업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2일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새로 창업한 사업자는 122만6천443명으로 전년보다 3.0% 늘었다.

반면 폐업한 사업자는 90만9천202명으로, 더 큰 폭인 15.1% 증가했다.

하루 평균 3천360개 사업장이 문을 열었지만 2천491개 사업장이 문을 닫은 꼴이다.

지난해 창업자는 2002년(123만9천370명), 폐업자 수는 2004년(96만4천931명) 이후 최다였다.

기업 구조조정 여파,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으로 실직자들이 취업하는 대신 사업체를 차리며 자영업자는 늘었지만 경기 개선 조짐은 뚜렷하지 않은 데다 일부 시장은 자영업자 포화 상태여서 폐업도 활발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사업하고 있지만 경제 상황이 열악한 자영업자도 많은 것으로 보인다.

사업 규모가 영세한 간이과세자 중 지난해 매출 과세표준이 2천400만원에 미치지 못해 부가가치세 납부 의무가 면제된 사업자는 126만3천490명으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2012년 160만4천명에 달했다가 2013년 147만1천명에서 2014년 133만2천명, 2015년 128만4천명으로 줄다가 증가세로 전환된 것이다.

이에 비해 금수저들에게는 불황이 빗겨나간 모습이다.

지난해 상속재산가액 총액은 14조6천636억원으로 1년 전보다 11.2% 증가했고 증여재산가액은 18조2천82억원으로 19.1% 늘었다.

상속·증여재산가액은 모두 사상 최다다.

상속재산이 50억원을 넘는 피상속인(사망한 사람)은 449명으로, 전체 피상속인의 7.2%에 그쳤지만 상속액수는 6조177억원으로 전체의 41.0%를 차지했다.

50억원 이상 상속은 전년 피상속인 420명, 총액 5조5천550억원에서 모두 늘었다.

한편 지난해 국세청이 징수한 전체 세수는 233조3천억원으로 전년(208조2천억원)보다 12.1% 늘었다.

소득세가 전년보다 12.3% 늘어난 70조1천19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소득세는 처음으로 70조원을 돌파했다.

소득세를 뜯어보면 근로소득세가 31조9천74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3.7% 늘었다.

부동산 거래가 활발해지며 양도소득세도 13조6천833억원으로 15.4% 늘었다.

양도세 중에는 서울지역에서 걷힌 양도세가 4조6천775억원으로 전체의 34.2%를 차지했고 그중에선 강남·서초·송파·강동 등 4개 구에 있는 세무서의 징수 실적이 2조2천378억원으로 절반에 달했다.

부가세는 61억8천282억원(14.2%↑), 법인세가 52조1천154억원(15.7%↑) 순이었다. 부가세와 법인세는 각각 처음으로 60조원, 50조원을 돌파했다.







개인과 법인을 통틀어 고액·상습 체납 명단 공개자가 자진해 납부한 세금은 1천574억원으로 전년보다 5.6% 줄었다.

고액·상습 체납자의 자진 납부 세액이 줄어든 것은 2010년 이후 6년 만이다.

지난해 명단 공개 기준이 체납액 5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아지며 신규 고액·상습 체납자는 1만6천655명으로 역대 최대였다. 이들의 체납액은 13조3천18억원으로 집계됐다.

세금을 내지 않아 출국 정지를 당한 사람도 4천499명으로 집계됐다.

porqu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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