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그국제사법회의 가입 20주년 행사…리사 엘링슨 IKAA 부회장 토론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 "성인이 된 해외입양아들을 도우려면 '포스트 어돕션 서비스(Post Adoption Service)', 즉 입양 사후관리가 필요합니다."
리사 엘링슨(Lisa Ellingson·한국이름 천영희) 국제한인입양인협회(IKAA) 부회장은 3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한국의 헤이그 국제사법회의(HCCH) 가입 20주년 기념 국제 콘퍼런스에 참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오후 열린 '국제아동입양협약' 세션의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섰다.
엘링슨씨는 35년 전 서울에서 태어나 4개월 때 미국 미네소타주의 한 가정으로 입양됐다. 변호사인 그는 현재 2004년 설립된 IKAA의 부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약 15만∼20만명의 한국인들이 북아메리카, 유럽, 호주 등으로 입양됐다"면서 "성인이 된 입양아들이 말하는 입양 경험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IKAA는 해외 입양아들을 위해 친부모를 찾기 위한 정보, 친부모와 양부모 간의 관계 설정에 대한 논의, 혈족·정체성 등에 대한 교육, 입양아 간의 네트워크 형성 등 '입양 사후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는 사후관리에 대한 요구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지만, IKAA의 재원과 봉사 인력 등의 한계 때문에 수요를 다 따라갈 수 없다고 전했다.
또 이 사후관리가 "단순 상담이나 친가족 찾기에 국한돼서는 안 된다"면서 중앙 정부와 입양 관련 기관들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IKAA가 효율적인 입양 사후관리를 위해 제안하는 6가지를 소개했다.
엘링슨씨는 우선 정책입안자·관계 기관 등이 현재 해외입양아가 처한 상황을 더 잘 파악할 수 있도록 이들에 대한 광범위한 학술연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친부모를 찾아 나선 해외 입양아들을 위해서는 입양기록에 대한 접근·DNA 테스트·통역서비스 등이, 친부모를 찾은 해외 입양아들을 위해선 문화적·언어적 차이를 극복할 수 있기 위한 통역서비스 등이 지속해서 제공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해외입양아를 보내고 받은 두 국가 모두 이들이 문화적·언어적인 어려움이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1950∼1990년대의 해외입양아들이 낳은 자녀 세대들도 입양이란 주제에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며 이들 자녀 세대를 위한 사후관리도 빠져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외교부와 법무부가 주관하는 이번 콘퍼런스는 'HCCH 아시아태평양 주간 2017' 행사 중 하나로 4일까지 열린다. 5∼6일은 사법연수원이 주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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