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캐디와 함께 한 최운정, 아빠에게 우승컵 바친 대니얼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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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마음씨 고운 '효녀 골퍼'들이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상위권을 점령했다.
3일 미국 일리노이주 올림피아필즈에서 열린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챔피언 조는 최운정(27)과 재미동포 대니얼 강(25)의 대결로 진행됐다.
3라운드까지 공동 선두였던 둘은 모두 '아빠'와 유난히 애틋한 사이인 선수들로 유명하다.
최운정은 부친 최지연 씨가 직접 캐디를 맡아 딸과 함께 필드를 누빈다.
2015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마라톤 클래식에서 최운정이 처음 우승했을 때도 '아빠 캐디'의 사연이 팬들의 심금을 울렸다.
경찰관 출신 최지연 씨는 딸이 2부 투어에서 뛸 때인 2008년부터 캐디를 맡아 무거운 골프백을 메기 시작했다.
딸이 처음 우승할 때까지만 하겠다던 아빠의 캐디 역할은 2015년까지 이어졌다.
이후 최지연 씨는 약속대로 딸에게 전문 캐디를 붙여줬다가 성적이 나오지 않자 올해 5월 말부터 다시 캐디로 직접 나섰다.
부녀가 호흡을 맞추자 거짓말처럼 최운정의 성적이 다시 좋아졌고 메이저 대회인 이번 대회에서는 3라운드까지 공동 선두를 달린 끝에 결국 단독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최운정은 3라운드를 마친 뒤 "다른 캐디와 경기를 할 때는 자신감이 생기지 않았다"고 털어놓으며 "마음 같아선 은퇴할 때까지 아빠와 함께하고 싶긴 한데 너무 불효 같아서 그 말은 차마 못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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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 우승을 차지한 대니얼 강은 아버지 강계성 씨를 2013년에 여의었다.
부산 출신 아버지는 딸에게 태권도, 골프 등 스포츠를 가르쳐주며 든든한 버팀목이 돼줬으나 갑작스러운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대니얼 강은 부친상을 당한 뒤인 2014년 오른쪽 손에 '아빠'라는 한글 문신을 새기며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했다.
이번 대회 TV 중계 화면 중간에도 대니얼 강이 아버지에 대한 마음을 털어놓는 인터뷰가 방영됐을 정도로 효심이 남달랐다.
지난달 미국 아버지의 날에는 대니얼 강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버지의 생전 사진을 올리며 "항상 지켜봐 주시고 계시죠"라고 마음 아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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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강에 이어 1타 차 준우승한 브룩 헨더슨(캐나다)은 지난달 아버지의 날에 맞춰 LPGA 투어 마이어 클래식에서 우승하며 "아빠를 위한 우승이었다"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당시 대회장에 동행한 아버지 데이브 헨더슨을 향해 딸은 "아빠는 나의 코치이자 가장 좋은 친구, 훌륭한 아빠"라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헨더슨은 언니 브리트니가 캐디를 맡아 필드에서 몸소 '가족 사랑'을 실천해 보이는 선수이기도 하다.
또 공동 7위에 오른 렉시 톰프슨(미국)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어머니 주디가 자궁암 진단을 받았다는 소식을 접해야 했다.
그는 1라운드를 마친 뒤 "엄마는 나의 가장 좋은 친구"라며 "유방암에도 걸리셨는데 그때는 다행히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톰프슨은 "예전에는 집에서도 연습에만 몰두했지만 이제는 엄마,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도 늘리려고 노력한다"며 "2주 뒤에 열리는 US오픈에는 엄마와 함께 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mail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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