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장관상 주세요" 장학관·장학사, 공적 '셀프 심사'

입력 2017-07-03 10:56  

"저 장관상 주세요" 장학관·장학사, 공적 '셀프 심사'

교장들은 교육장 결재 없이 휴가…충북교육청, 29명 문책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충북도 교육청 산하 교육지원청에 근무하는 장학관·장학사 등이 포상 후보로 추천된 자신을 스스로 심의, 대상자로 추천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일선 초등·중학교 교장들이 상급기관장인 교육장 결재도 없이 휴가를 다녀오는 등 복무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충북도교육청은 지난 3월 산하 교육지원청을 감사, 업무를 부적절하게 처리한 13건을 적발했다고 3일 밝혔다.

도교육청은 이 교육지원청에 대해 29명(주의 27명, 경고 2명)을 문책하고 잘못 집행된 예산 1천188만원을 회수·보전·추징하라고 지시했다.

교육청에 따르면 정부 포상 업무 지침상 공적심사위원회 위원이 심사 대상일 경우 스스로 해당 안건 심사를 회피해야 한다.

그러나 장학관 A씨는 작년 11월 공적심사위원회 위원으로 참여, 자유학기제 관련 장관 표창 후보로 추천된 자신을 직접 심사했고, 장학사 B씨는 2015년 11일 부총리 표창 대상자로 추천된 자신에게 높은 점수를 줬다.

행정 6급인 C씨도 지난해 9월 교육행정공무원 교육감 표창 추천 안건을 심사하면서 자신이 후보로 올랐는데도 심사에 참여, 포상 대상자로 추천했다.

교육장 결재 없이 휴가를 간 교장들도 무더기로 적발됐다.

학교장은 휴가를 갈 때 반드시 교육정보시스템(NEIS)을 통해 교육장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이 교육지원청 관내 초등·중학교 교장 12명은 교육장 허가를 받지 않고 은행 업무, 병원 진료 등을 위해 휴가를 갔다가 적발됐다.

교육청은 적절한 절차를 밟지 않고 휴가를 하루 이상 쓴 교장 4명에게 주의 조처했다.

각종 사업 명목으로 일선 학교에 교부해야 할 전출금을 뒤늦게 보내준 교육지원청 장학사와 직원, 상담교사 등 4명이 적발돼 모두 주의 처분을 받았다.

장학사 D씨는 2015년도 예산에 편성된 '행복한 학급 운영비' 400만원을 6개월이 지난 뒤 교부했고, 장학사 E씨는 같은 해 7월 배정된 학교과학관 현대화 사업비 1억원을 56일이나 늦게 해당 학교에 전달했다.

직원 F씨는 작년 8월 배정받은 사립유치원 하반기 학급운영비 3천236만원을 117일 뒤에 교부했고, 상담교사 G씨는 2014년 3월 배정받은 '위 클래스 전문상담사 인건비' 2억5천168만원을 53일 뒤 배분했다.

부모를 부양하지 않으면서 가족수당을 받은 교사 2명도 주의 조치를 받았다. 도교육청은 부당하게 받은 수당을 즉시 반납하라고 조처했다.

H씨는 2014년 3월부터 작년 2월까지 가족수당 96만원과 맞춤형 복지비 20만원 등 116만원을 부당 수령했다. I씨는 2015년 3월부터 지난 3월까지 가족수당 100만원과 맞춤형 복지비 20만원등 120만원을 부당 수령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행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예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도록 비위 발생 요인을 사전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k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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