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부패 스캔들로 사퇴압박을 받는 제이컵 주마 대통령에 대한 의회 불신임투표를 다음 달 8일 치르기로 했다고 AFP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발레카 음베테 남아공 의회 의장은 다음 달 3일로 예정됐던 주마 대통령에 대한 불신임투표를 내각 일정으로 8일로 연기해 실시한다고 이날 밝혔다.
하지만 음베테 의장은 주마 대통령에 대한 불신임투표를 야당의 주장대로 비밀투표로 할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남아공 야권은 이번 투표를 비밀투표로 할 수 있는지를 판단해달라며 헌법재판소에 소를 제기했다.
집권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 소속 의원들이 불신임투표에서 주마 대통령의 압박에서 벗어나 소신껏 표를 던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에 헌재는 남아공 의회 의장에게 주마 대통령 불신임 건을 비밀투표로 부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판단했지만, 주마와 가까운 음베테 의장은 아직 입장을 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마 대통령은 지난 8년간의 재임 동안 집권당 ANC 의원들의 압도적인 지지 덕에 4차례나 불신임 표결에서 살아남았다.
주마 대통령은 지난해 인도계 유력 재벌가인 굽타 일가가 연루된 비선 실세 부패 스캔들이 불거진 뒤 연일 사퇴압박을 받고 있다.
남아공 전역에서 갖은 비리 추문과 전황 논란에 휘말린 주마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시위도 끊이지 않고 있다.
또 그는 자신에게 비판적이고 부패 척결을 외쳐 온 프라빈 고단 재무장관을 경질한 뒤 자신의 측근 말루시 기가바 전 내무장관을 후임으로 임명해 야권의 거센 반발을 샀다.
주마 대통령은 아파르트헤이트(남아공의 흑백 인종분리정책) 장벽을 무너뜨리고 남아공을 새로운 국가로 만든 '국부'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으로부터 ANC를 물려받은 후계자다. 만델라 전 대통령의 얼굴에 먹칠했다는 손가락질을 국내외에서 받고 있다.
viv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