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 벤처기업 대표 행세하며 투자금 27억원 빼돌려

유망 벤처기업 대표 행세하며 투자금 27억원 빼돌려

법인 인감 훔쳐 각종 서류 위조해 투자자 끌어모아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세계 최초 기술'을 개발한 유망 벤처기업의 대표 행세를 하며 27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모집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최모(36)씨 등 3명을 유사수신 행위에 관한 법률 위반,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 일당은 태블릿PC와 빔프로젝터를 결합한 기술로 실용신안을 취득한 A씨의 벤처 회사에 투자하고서 얻은 일부 지분을 토대로 대표 행세를 하며 투자자 47명으로부터 27억원을 끌어모은 혐의를 받는다.

최씨는 강동구에 있는 A씨의 사무실에서 법인 인감을 훔친 뒤 투자약정서, 총판계약서, 차용각서 등을 위조하고서 서초구 양재동에 사무실을 따로 차려놓고 투자자를 모았다.

이들은 사업설명회까지 열어 '제품생산·개발비 명목으로 투자하면 3개월 안에 투자금의 155%를 지급하겠다'고 홍보했으나, 투자자들에게 약정 기간이 끝나도 이자는커녕 원금도 돌려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지난해 4월 해당 벤처업체가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나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대표 A씨에게 접근했다. 총 1억1천만원을 투자했으며 그 대가로 회사 지분 48%를 가져갔다.

최씨 등은 A씨의 지시에 따라 투자금을 모은 것이라고 진술했지만, 사실무근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경영이 점점 어려워지자 A씨가 최씨에게 도와달라고 손을 내밀었지만, 최씨는 이를 거절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어떤 회사를 상대로 투자할 때 해당 회사에 직접 확인하거나 관련 서류를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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