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조사에서 "국민과 당에 죄송" 언급…"입장표명 실기" 비판 나와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국민의당이 3일 '문준용 의혹제보 조작' 사건에 안철수 전 대표가 관련이 없다는 잠정결론을 내렸지만, 의혹발표 당시 대선후보였던 그를 향한 책임론이 잦아들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당 진상조사단이 이날 제보조작 사건은 당원 이유미 씨의 단독범행이었다고 발표함에 따라 일단 안 전 대표는 제보조작에 당시 지도부가 관여했다는 '연루설'을 차단할 정치적인 근거를 마련했다.
하지만 대선 패배 후 몸을 낮추며 서울시장 선거 불출마까지 선언하며 재기를 모색해온 안 전 대표로서는 향후 정치적 행보에 큰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먼저 당시 대선후보로서 선대위를 총괄하는 위치에 있었던 만큼 제보 검증을 비롯해 선거상황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최종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안 전 대표가 영입한 인사인 이준서 전 최고위원의 경우 이씨가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의 동료 육성 파일을 조작하는 과정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으며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된 상황이다.
이번 사태로 당이 도덕성에 심대한 타격을 입은 가운데, 안 전 대표가 기성 정치의 대안이자 명분으로 내세웠던 '새 정치' 브랜드에도 금이 갔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 때문에 당 내부에서도 오는 8월 말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안철수당'을 벗어나야 한다는 의견이 비등하는 실정이다.
안 전 대표는 지난달 26일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의 제보조작 사실 고백과 대국민사과 이후 8일째 두문불출하고 있다.
안 전 대표는 당 진상조사 과정에서 "이 사건을 대단히 엄중히 생각한다. 국민과 당에 정말 죄송한 일이 발생했다. 검찰에서 철저히, 하나도 남김없이 진상이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이날 진상조사단장인 김관영 의원이 전했다.
그러나 아직 언론을 향한 공개적인 입장표명은 없다. 이 씨의 단독범행이라는 당 차원의 잠정결론이 내려졌지만, 검찰 수사 상황이 유동적인 만큼 어느 정도 수위로 입장을 밝힐지 고려 요인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 전 대표가 지나치게 저울질을 하다가 시기를 놓쳤다는 지적이 많다.
황주홍 의원은 TBS 라디오에 출연해 "안 전 대표가 실기한 것 같다"면서 "일이 일파만파로 커졌고, 국민적인 공분이 폭발하는 시점이다. 지금이라도 아주 짧게 '죄송하다, 책임감을 느낀다'는 정도라도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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