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자 복직·손배 및 가압류 철회 등 쟁점 견해차로 난항 우려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 현대자동차 노조가 여름 휴가 전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 타결 의지를 보이고 있다.
노조는 회사 측에 임단협 관련 제시안을 한꺼번에 내라고 요구했다. 최근 18차 임단협 교섭에서는 "사측은 휴가 전 타결 의지를 보여라"고 압박했다.
노조는 4일 "여름 휴가 전 타결을 위해 사측의 입장을 확인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며 "회사는 노사관계 30년(1987년 노조 창립)에 걸맞은 전향적인 자세로 조합원들에게 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여름 휴가는 이달 29일부터 8월 6일까지 예정돼 있다. 이 기간 전국 각 공장이 생산을 멈추고, 근로자들은 집단 휴가를 떠난다.
현대차 노사협상은 항상 여름 휴가 전 타결이 1차 마지노선이었고, 실패하면 8월이나 추석 전에 타결하는 것이 전례였다.
노사는 올해 상견례를 예년보다 한 달이나 이른 4월 중 시작했기 때문에 타결 시기도 빠를 것이라는 기대가 없지 않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는 노조가 새 집행부 선거를 해야하기 때문에 협상을 서둘러야 할 입장이다.
박유기 노조위원장은 협상장에서 "사측은 임금을 포함한 일괄적인 입장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양보할 건 양보하며 접점을 찾는 현실적인 교섭을 진행하자"며 "노조의 쟁의 수순에 맞춘 교섭은 피했으면 한다"고 신중론을 폈다.
노사는 해고자 복직과 손해배상 및 가압류 철회 등 여러 쟁점을 놓고 본교섭과 실무교섭을 벌이며 접점 찾기를 하고 있지만,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노조가 해고자 복직과 손해배상 및 가압류 철회를 반드시 짚고 넘어가겠다는 입장이지만, 회사는 수용할 수 없다며 맞서는 등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섭이 지금처럼 지연되고 평행선을 달리면 휴가 전 타결이 순탄치 않아 보인다.
노조는 "쟁의 수순을 피할 방법은 사측에 있다"며 "경영환경 악화를 이유로 땀의 결실을 깎아내리면 조합원 권익 보호를 위해 결단할 수밖에 없다"며 파업투쟁을 예고하기도 했다.
노조가 올해 파업에 들어가면 최근 6년 연속 파업을 벌이는 셈이다. 노조는 지난해 전면파업을 포함한 24차례 파업과 12차례 특근을 거부했고, 회사의 생산 차질 누계는 역대 최대 규모인 14만2천여 대에 3조1천여억원으로 추산됐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 교섭에서 임금 15만4천883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순이익 30%(우리사주포함) 성과급 지급, 4차 산업혁명과 자동차산업 발전에 대비한 '총고용 보장 합의서' 체결 등을 요구했다.
또 사회공헌기금 확대와 사회공헌위원회 구성, 해고자 복직, 일부 조합원 손해배상·가압류·고소·고발 취하, 퇴직자 복지센터 건립 등도 요구안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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