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영덕옹기장 등 모두 12곳 선정…산업유산 6곳도 지정
(안동=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경북 영주시 휴천3동 영주대장간에는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화덕에선 쇳덩어리가 시뻘겋게 달아올라 메질을 기다린다.
영주대장간은 1987년 사업자 등록을 했으나 실제로는 1976년부터 이 자리를 지켰다.
사람이나 기계 모두 오랜 세월을 견뎠다.
농기구마저 중국산이 대부분인 현실에서 호미, 괭이, 낫 등 농기구를 전통 방식대로 제조하고 있다.
수작업 풀무질 도구와 설비도 그대로 보존·사용한다.
경북도는 3일 영주대장간 등 오랜 세월 도내에 사업장을 두고 전통산업을 잇는 사업체 12곳을 향토 뿌리 기업으로 선정했다.
이 기업이 되려면 해당 산업에서 뿌리를 내린 지 30년이 넘어야 한다.
이번에 지정한 뿌리 기업은 가평정미소(봉화), 고령메주(고령), 대성암본가(김천·음식점), 법전양조장(봉화), 산동탁주양조장(구미), 삼성공업사(김천·제조업)이다.
또 상주임업사(상주), 신창정미소(영주), 영덕옹기장(영덕), 울릉도호박엿공장(울릉), 용궁합동양조장(예천)을 들 수 있다.
영덕옹기장은 천연 유약을 직접 제조하는 등 전통 기법을 보존하며 3대를 잇는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현 대표인 백광훈씨가 경북도 무형문화재가 됐다.
삼성공업사는 한옥이나 절에 들어가는 장석(문고리, 경첩)을 만든다.
또 경북도는 쌍용양회 문경공장 등 옛 모습을 간직하고 보존가치가 높은 산업 건축물 6곳을 산업유산으로 결정했다.
옛 상주백화점 건물(상주), 쌍용양회공업 문경공장, 예천구담성당 대죽공소(예천), 옛 잠실 건물(상주)이다.
영주대장간과 용궁합동양조장은 뿌리 기업과 산업유산으로 동시에 뽑혔다.
상주시 내서면 노류리에 있는 잠실은 전통 잠업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벽은 흙과 짚으로 만들고 지붕은 빛·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보온재와 통풍구를 설치했다.
명주와 누에고치 고장인 상주에 오랜 양잠 역사와 전통을 엿볼 수 있다.
1958년 지은 예천구담성당 대죽공소는 천주교 신도 예배장소와 마을 공동작업장으로 쓰였다.
공소는 본당보다 작은 천주교 단위교회로 주임신부가 상주하지 않는다.
도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향토 뿌리 기업 46곳, 산업유산 7곳을 지정했다.
이 가운데 3곳을 중복 선정했다.
도는 뿌리 기업과 산업유산을 다양한 방식으로 홍보하고 운전자금을 우대해 지원한다.
김남일 도 일자리민생본부장은 "뿌리 기업과 산업유산 환경을 정비해 고풍스러운 옛 외관을 보존하고 다른 관광지와 연계해 새로운 이야기가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문화·산업관광 명소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sds12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