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 5개 지자체 이용료 인하 요구
(의정부=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구리∼포천 민자고속도로 통행료가 한국도로공사 운영 고속도로보다 1.2배 비싸게 책정된 것에 대한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경기도 포천시가 포문을 연 데 이어 구리시가 요금 인하를 요구하고 나섰고 고속도로가 지나는 남양주·의정부·양주시가 동참하기로 했다.
4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구리시는 최근 통행료 인하를 촉구하는 내용의 공문을 국토교통부에 보냈다. 그러면서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대규모 집회를 여는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백경현 구리시장은 "경기북부 주민의 경제적 부담을 최소화하겠다고 해놓고 비싸게 요금을 책정, 누구를 위한 도로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요금 결정 요인으로 제시한 물가상승, 총사업비 증가 등은 자의적인 해석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앞서 포천시는 고속도로 개통 전날인 지난달 29일 보도자료를 내 "민자고속도로는 최초 통행료가 산정되면 재조정하기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만큼 최초 통행료가 도로공사 운영 고속도로와 유사한 수준에서 산정돼야 한다"고 반발했다.
같은 민자고속도로인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북부구간은 연말까지 통행료 4천800원을 한국도로공사 운영 고속도로 수준으로 최대 2천184원 내리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개통 이후 지자체와 주민들이 지속해서 요금 인하를 요구했고 받아들여지기까지 무려 10년이나 걸렸다.
구리∼포천 고속도로 통행료는 최장구간인 44.6㎞를 이용할 때 3천800원으로 ㎞당 85.2원이다. 하지만 구간별 요금을 계산하면 거리당 요금이 들쭉날쭉해 신북IC에서 포천IC까지 3.6㎞의 요금이 1천300원으로 ㎞당 360원이나 된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구리구간은 263.2원이다.
사정이 이렇자 포천과 구리지역의 반발이 강하게 나오고 있다.
김종천 포천시장은 "구간별 요금이 형평에 맞지 않고 불합리하게 책정됐다"며 "경기북부 접경지역은 중첩된 규제로 지난 60년 이상 소외된 지역으로 중앙정부의 배려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구리·포천지역과 비교해 ㎞당 통행료가 싼 남양주·의정부·양주지역은 아직 큰 반발은 없다. 다만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통행료가 비싸다는 의견이 확산하고 있다.
이에 이들 3개 지자체는 통행료가 비싸다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지만 일단 사태를 지켜본 뒤 구리·포천시가 대규모 집회 등 공동 대응을 요구하면 동참할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국회의원(양주)도 지난달 30일 정부가 애초 약속한 도로공사의 1.02배 수준으로 통행료를 인하해줄 것을 촉구했다.
구리∼포천 고속도로는 지난달 30일 0시부터 개통됐다.
이 도로는 총 2조 8천687억원이 투입돼 구리시 토평동∼포천시 신북면 44.6㎞ 본선구간과 소흘JCT∼양주 옥정지구 6㎞ 지선 구간 등 50.6㎞에 왕복 4∼6차선으로 건설됐다.
통행료는 애초 도로공사의 1.02배 수준으로 논의됐으나 개통 직전 1.2배로 슬그머니 올려 전격 적용했다.
대규모 사업비가 투입된 경기북부 숙원도로인데도 고속도로 측은 개통 당일 지자체 관계자와 주민을 초청하지 않고 비공개 자축행사를 열었다. 통행료 반발 등 집단행동을 의식해 허가받지 않은 외부 차량의 행사장 진입도 통제했다.
kyo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