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재판에 '대통령 말씀자료' 작성한 전직 행정관들 증인 소환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했는지를 증언할 '키맨'으로 꼽히는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는 4일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그룹 전·현직 임원의 재판을 열고 안 전 수석을 증인으로 부른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박 전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한 안 전 수석이 청와대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개입했는지를 밝혀줄 핵심 인물이라고 본다.
특검은 삼성합병을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핵심 장치로 보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삼성합병을 돕는 대가로 삼성에서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승마 지원에 나서는 등 뇌물 공여가 이뤄졌다는 게 특검의 주장이다.
이 과정에서 안 전 수석이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합병이 성사될 수 있도록 잘 챙겨보라'는 취지의 지시를 받아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에게 이를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은 안 전 수석을 상대로 청와대가 합병 찬성을 과연 지시했는지, 이 과정에 삼성그룹 청탁이 있었는지 등을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또 대통령 지시사항을 기재한 '안종범 수첩'을 토대로 삼성이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과 정씨의 승마훈련 등을 지원한 배경에 청와대 개입이 있었는지도 물을 전망이다.
이에 맞서 이 부회장 변호인단은 삼성합병이 경영권 승계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내놓는 한편 청와대 개입 여부에 대해서도 안 전 수석을 상대로 특검과 다른 입장을 질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재판을 열고 전직 청와대 행정관 방모씨와 윤모씨를 증인으로 소환한다.
이들은 안 전 수석의 지시로 박 전 대통령과 재벌 총수 면담에 대비한 '대통령 말씀자료'를 작성한 인물들이다.
특히 2015년 7월 25일 이 부회장의 독대를 대비해 만든 말씀자료에는 '경영권 승계 문제가 잘 해결되기를 바란다', '삼성도 문화재단 후원에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는 내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과 특검은 박 전 대통령이 삼성그룹의 현안을 언급하며 최씨 측을 지원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보고 방씨와 윤씨에게 말씀자료 작성 과정에 대해 자세히 물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법 형사2부(이상주 부장판사)는 '비선진료' 의혹과 관련해 국회에서 위증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정기양 세브란스병원 교수의 재판을 열고 증인신문을 진행한다. 재판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이날 변론을 끝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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