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좌파 탄핵정국 딛고 기지개…우파와 팽팽한 균형

입력 2017-07-04 05:04   수정 2017-07-04 05:15

브라질 좌파 탄핵정국 딛고 기지개…우파와 팽팽한 균형

테메르 정부 지지율 추락 여파…2018년 대선 박빙 승부 예고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 좌파진영이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으로 초래된 정치적 위기를 딛고 비교적 빨리 세를 회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현지시간) 브라질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Datafolha)에 따르면 지난달 21∼23일 194개 도시의 성인 2천771명을 대상으로 정치적 성향을 조사한 결과 중도좌파 31%, 중도우파 30%, 중도 20%, 우파 10%, 좌파 10% 등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4년 9월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우파·중도우파는 45%에서 40%로 감소한 반면 좌파·중도좌파는 35%에서 41%로 늘었다. 중도의 비율은 20%로 같았다.

이는 좌파 노동자당(PT)의 호세프 전 대통령이 의회 탄핵으로 쫓겨난 이후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이 이끄는 우파 연립정권이 출범했으나 좌파진영을 압도할 정도의 세력을 형성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유명 민간 연구기관인 제툴리우 바르가스 재단(FGV)의 클라우지우 코우투 교수(정치행정학)는 "테메르 정부의 정책이 국민에게 큰 호응을 얻지 못한 데다 부패가 노동자당에만 국한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로 미루어 2018년 대선이 좌-우파 후보 간에 박빙의 대결로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

현재 유력 대선주자로는 노동자당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과 중도좌파 성향의 마리나 시우바 전 연방상원의원(여),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연방하원의원은 등이 꼽힌다.







좌파진영의 세 회복에는 대통령 정부의 지지율 폭락도 한몫하고 있다.

다타폴랴가 지난달 말 발표한 조사 결과에서 대통령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7%, 보통 23%, 부정적 69%, 무응답 2%로 나왔다.

이는 다타폴랴가 역대 정부의 국정운영 평가를 조사하기 시작한 이래 지난 1989년 9월 주제 사르네이 정부 때의 5% 이후 28년 만에 가장 저조한 것이다. 지난해 탄핵당한 호세프 전 대통령 정부가 2015년 8월에 기록한 8%보다 낮다.

테메르 대통령 사임에 찬성하는 의견은 76%였고, 사임 반대는 20%였다.

테메르 대통령이 사임을 거부할 경우 의회가 탄핵 절차를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은 81%에 달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해서도 2014년 때보다 좌파·진보적인 의견이 늘어난 것으로 나왔다.

빈곤 문제는 균등한 기회가 제공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58%에서 77%로 늘었고, 동성애를 용인한다는 의견은 64%에서 74%로 높아졌다. 이민 확대를 지지하는 의견은 63%에서 70%로, 총기 소유를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55%에서 62%로 늘었다.

fidelis21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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