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령터널 통행량 급감…대책 마련 고심
(속초=연합뉴스) 이종건 기자 = 동서고속도로 전 구간 개통 이후 44, 46번 국도와 미시령 통행량이 급감하면서 주변 지역 음식점과 ㈜미시령동서관통도로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4일 유료도로인 미시령터널을 운영하는 ㈜미시령동서관통도로에 따르면 동서고속도로 개통 이후 첫 주말인 지난 1일 터널통행 차량은 1만3천800여 대로 1주일 전 주말 2만6천900여 대 비해 절반 정도 줄었다.
또한, 휴일인 2일 통행량도 1만여 대로 전주 일요일 2만4천여 대에 비해 1만4천 대나 줄었다.
평일인 3일도 4천500여 대가 이용해 평소 1만3천여 대에 비해 무려 8천500여 대나 줄었다.
회사 관계자는 "개통 초기 신설도로에 대한 기대감에 고속도로로 차량이 몰리다 보니 상대적으로 국도이용 차량이 많이 감소한 것 같다"며 "휴일과 주말의 경우 고속도로 정체소속이 알려지면서 국도이용 차량이 오후 들어 다소 늘어나는 현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3일 통행량 급감은 인제와 홍천지역에 내린 폭우로 말미암아 국도보다는 고속도로를 이용한 운전자들이 많았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보다 구체적인 미시령터널 통행량 변화는 한 달 정도 지나봐야 파악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통행량이 이처럼 줄어들자 회사 측은 앞으로의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통행량 감소는 수입감소로 이어지고 결국 강원도로부터 보전받아야 하는 손실비용이 늘어나게 돼 이 부분에 대한 협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민자로 건설된 미시령터널은 통행량이 예상치에 미치지 못하면 강원도가 손실 부분을 투자업체에 보전해주는 것을 조건으로 건설됐다.
이에 따라 미시령터널 통행량 감소는 강원도의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강원도는 터널이 개통된 지난 2006년 7월 이후 지난해까지 240여억원을 ㈜미시령동서관통도로에 보전해 줬다.
이와 관련 ㈜미시령동서관통도로는 미시령 통행량을 늘리기에 고심하고 있다.
고속도로 개통에 대비해 그동안 통행량 늘리기 대책을 마련해온 회사 측은 터널이 많고 단조로운 고속도로에 비해 주변 경관을 감상하며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국도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한다는 계획이다.
동해안으로 여행을 올 때는 고속도로를 이용하더라도 귀경 시에는 정체되는 고속도로보다는 국도를 이용하는 운전자들이 시간이 가면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고속도로 개통에 따른 대책 마련을 위해 지난해 여름 미시령을 이용한 운전자들을 상대로 시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0%가 고속도로 개통 후에도 미시령을 이용하겠다고 답한 데 대해 기대를 걸고 있다.
동서고속도로 개통으로 44번 국도 통행량이 줄어들면서 주변 지역 음식점들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인제군 북면 용대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고속도로 개통 이후 도로에 차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주말과 휴일에는 오후 들어 속초 쪽에서 올라오는 차들이 있어 그나마 버텼는데 평일에는 아예 손님이 없다시피 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인근의 또 다른 식당 주인도 "고속도로 개통 초기여서 상황이 나쁠 것으로 생각하면서도 여파가 오래갈 것 같아 걱정이 크다"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두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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