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첫 ICBM 발사 택일 배경은…'다목적 카드' 관측

입력 2017-07-04 17:00  

北, 첫 ICBM 발사 택일 배경은…'다목적 카드' 관측

7·4 공동성명·전략군절·美 독립기념일 고려한듯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 북한이 첫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발사 시점을 4일로 설정한 것은 한미 양국은 물론 북한 내부를 겨냥한 다목적 카드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북한은 올해 들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ICBM 시험발사 사업이 마감단계에 있다"고 밝힌 데 이어 2월 이후 북극성-2형과 스커드 개량형, 무수단, 화성-12형 탄도미사일 그리고 단거리 지대함 순항미사일까지 10여 발을 발사해 위협수위를 높여왔다.

특히 4일 미국의 독립기념일을 선택해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ICBM 화성-14형을 발사함으로써 미국을 향해 강한 대북정책 전환 압박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2006년에도 미국 독립기념일에 맞춰 7월 5일 장거리로켓 대포동2호를 포함해 7발의 미사일을 동해 쪽으로 쏘았으나, 이 가운데 대포동2호는 발사 직후 추락했다.

북한의 이날 ICBM 도발은 또 문재인 정부를 향해 이뤄졌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날은 마침 7·4 남북 공동성명 발표 45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했다. 북한 노동당 외곽기구인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조국전선) 중앙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앞서 지난 3일은 북한의 핵·미사일 운용부대인 전략군 창설기념일 '전략군절'이었다.

과거 미사일지도국에서 출발한 북한 전략군은 김정은 체제 들어 전략로켓군으로 확대 개편했으며, 2014년 초에는 육·해·공군과 동격의 제4군종인 전략군으로 거듭났다.






이에 따라 북한이 미사일 발사 능력을 급성장시킨 국방과학기술자들을 독려하는 한편 김일성 기일(7월8일)을 앞두고 주민결속을 다지려는 차원도 이날 택일의 한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남한이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운전석에 앉는다 했지만, 미국이 다른 차량을 몰고 가야 할지 모른다"면서 "북한이 조만간 평화협정 체결 등 다양한 요구조건을 내걸고 협상을 타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khm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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