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靑 공직자가 성매매 찬양, 나라 어디로 가나" 공세
與 "논평계획 없어" 청문회서도 침묵…"문자폭탄 의식" 해석도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청와대 탁현민 행정관의 '성(性) 의식'에 대한 논란이 4일 재차 불거진 가운데, 야당에서는 경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지만 여당인 민주당은 논평이나 발언을 내놓지 않는 등 여야의 반응이 엇갈렸다.
국민의당 김삼화 의원은 이날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탁 행정관의 2010년 저서 '상상력에 권력을'을 인용하면서 "탁 행정관이 성의 상품화를 극찬하는 등 그릇된 성 의식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이 저서에서 탁 행정관은 "일반적으로 남성에게 룸살롱과 나이트클럽, 클럽으로 이어지는 일단의 유흥은 궁극적으로 여성과의 잠자리를 최종적인 목표로 하거나 전제한다"면서 "이러한 풍경들을 보고 있노라면 참으로 동방예의지국의 아름다운 풍경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썼다.
이런 주장이 나오자 국민의당 김유정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청와대 공직자의 성매매 찬양이라니, 나라가 어디로 가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해도 너무한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툭하면 여론을 거론하며 인사를 강행하는 정권이 탁 행정관에 대한 들끓는 여론에는 왜 귀를 막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꿈쩍도 않는 문재인 정권에 민심은 흉흉하다. 청와대는 분노한 민심을 경청하고 지금이라도 탁 행정관을 경질해야 한다. 이는 양성평등주간 선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등 다른 야당에서도 탁 행정관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한국당 윤종필 의원은 정 후보자 청문회에서 "여야 정치인은 물론이고 여성 단체들도 강력히 경질을 요구하는데 청와대는 아무 대답이 없다. 이유가 뭐냐"라고 물었고, 정의당 이정미 의원 역시 "가장 논란이 있는 인사가 탁 행정관에 대한 인사다. 거취문제를 어떻게 보느냐"고 질문했다.
바른정당 오신환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이런 왜곡된 성의식을 가진 사람이 청와대에서 여성을 포함하는 대한민국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것이 충격적"이라며 "아무리 탁 행정관이 최측근이라고 하지만, 이런 문제가 드러나도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은 탁 행정관이 '상왕'에 가깝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여당인 민주당은 공식 논평은 물론 청문회장에서도 탁 행정관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고 침묵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변인실 관계자는 '탁 행정관 문제에 대해 논평할 계획이 있느냐'는 물음에 "계획이 없다"며 "이 문제에 대해 당의 공식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또 정 후보자의 청문회에 참석한 민주당 의원들 역시 탁 행정관에 대한 질문은 꺼내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와 관련해 이른바 '문자 폭탄'으로 대변되는 일부 여권 지지층의 반발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실제로 민주당 여성의원들은 지난달 22일 일부 민주당 여성의원들이 탁 행정관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했으나, 해당 의원들은 이로 인해 일부 지지자들의 항의 문자를 받았다.
특히 백혜련 대변인의 경우 라디오에 출연해 "탁 행정관의 발언 내용이 도를 지나친 것은 맞는 것 같다"고 비판했고, 이를 들은 여권 지지자들이 사무실로 전화를 하는 등 집중적으로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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