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전문가들 "北 ICBM 발사성공 전략적 의미 커…지각변동 예상"

입력 2017-07-04 18:39   수정 2017-07-04 19:25

中전문가들 "北 ICBM 발사성공 전략적 의미 커…지각변동 예상"

"美, 中에 대북 압박 강화 예상…주도적 역할 기대한 韓 난처"




(베이징·홍콩=연합뉴스) 김진방 최현석 특파원 =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4형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가운데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ICBM 발사 성공이 북핵 문제에서 전략적 의미가 크다며 한반도 정세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오는 7∼8일(현지시간) 독일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북핵 문제를 핵심 의제로 한중 정상회담과 미중 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예정된 상황에서 전략적 의도를 가지고 ICBM 발사 시험을 진행했다고 분석했다.

또 북한의 ICBM 발사 성공으로 대화를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주도적인 역할을 하려던 한국의 입장이 난처해지고, 중국에 대한 미국의 대북 압박 요구가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 진징이(金景一) 베이징대 교수는 4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ICBM 발사 성공은 기존의 탄도미사일 발사와는 다른 의미가 있다"면서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ICBM 발사에 성공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한반도 정세가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ICBM의 가치는 북한이 북핵 문제 협상에서 전략적 우위를 점하도록 하는 데 있다"며 "이번 발사 성공으로 북핵 문제에서 북한의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동길 베이징대 한반도평화연구센터 교수도 "일단 ICBM은 핵탄두를 실은 미사일이 미국 본토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런 사실 하나만으로도 한반도를 둘러싼 각국의 전략적 계산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보통 사정거리 5천㎞ 이상을 ICBM으로 분류하는데 이번에 성공한 ICBM이 8천㎞ 떨어진 미국 본토까지 닿진 않는다 하더라도 전쟁 발발 시 군수 물자를 싣고 미국 서부에서 출발하는 함정을 격추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는 미국이 쓸 수 있는 카드가 많이 제약을 받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ICBM을 발사한 시점 역시 고도의 전략적 판단이 있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진 교수는 "G20에서 북핵 문제를 의제로 한 한중 정상회담과 미중 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예정된 상황에서 북한의 ICBM을 발사한 이유는 각국 간의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라며 "발사 시점 역시 고도로 계산된 행동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 역시 "북한은 한반도 사드 배치를 통해 한중, 미중 간 이간질을 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번 ICBM 발사 성공으로 한중 정상의 첫 대면은 양측 모두가 곤란한 상황 속에서 이뤄지게 됐다"고 말했다.

홍콩 링난(嶺南)대 장바오후이(張泊匯)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 주임은 북한의 ICBM 발사 성공으로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와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로 중국을 압박해 온 미국이 압박 강도를 더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장 주임은 "중국의 대북제재에 실망감을 표시해 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ICBM 발사를 계기로 기존보다 더 강한 압력을 중국에 가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중국이 미국의 압박을 의식해 대북 정책에 변화를 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중국이 연료 수출 중단과 중국 내 북한 관련 은행 계좌 동결 등 북한에 치명적인 정책을 시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장 주임은 이어 "북한은 금융 부문에서 중국에 많이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의 정책이 북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며 "그러나 미국의 직접적인 압박을 받지 않는 러시아가 중국의 대북 압박 강화에 동조하지 않는다면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진 교수는 중국이 미국의 압박에도 큰 틀에서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기조를 바꾸지 않으리라고 예상했다.

진 교수는 "ICBM이 주는 파급효과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하지 않는 이상 중국이 북한에 대한 제재를 지금보다 강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사드 배치 역시 기존과 마찬가지로 강경한 반대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이어 "북핵 문제에서 대화 촉구를 통한 주도적인 역할을 기대했던 한국 정부 입장에선 이번 ICBM 발사 성공은 굉장히 난처한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대화를 촉구하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큰 부담이 될 것이다"고 분석했다.




chin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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