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출범 후 첫 시정연설…"나라 전체가 화산 위에서 춤추는 꼴"
재정지출 효율성 검증 강화, 공공부문 임금인상 억제…법인세 감면도 재확인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정부가 재정 효율화와 법인세 감면, 유망분야 집중 투자로 프랑스의 체질을 완전히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는 4일(현지시간) 첫 하원 시정연설에서 공공지출과 각종 높은 세율로 악명높은 프랑스의 체질을 개선해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필리프 총리는 정부 출범 뒤 첫 의회 시정연설에서 먼저 프랑스의 재정지출 구조를 뜯어 고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프랑스는 그동안 공공지출에 "중독됐다"면서 "국가부채가 참을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2조1천470억 유로에 이르는 국가부채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2위의 경제 대국인 프랑스를 국제금융자본의 투기에 취약하게 만들었다는 것이 필리프 총리의 진단이다.
이런 상황을 두고 "프랑스가 마치 화산 위에서 춤을 추고 있는 것과 같다"고도 했다.
필리프 총리는 특히 이웃 국가이자 유로존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을 예로 들며 "독일이 100유로의 세금을 올려서 그중 98유로를 쓴다고 한다면, 우리는 117유로를 올려서 125유로를 쓰고 있다"며 "누가 이런 상황이 지속 가능하다고 말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필리프 총리는 이어 공공지출을 현 국내총생산(GDP)의 56% 수준에서 3%포인트 낮추겠다고 밝히고, 올해 재정적자도 유럽연합(EU)이 제시한 상한선인 GDP 3% 이내로 억제하겠다고 약속했다.
구체적인 재정운용 방안으로는 조세 공백을 없애고 주택지원과 직업교육부문 등에서 예산의 투입 대비 효과의 타당성을 보다 엄격하게 따지겠다고 했다.
효율적으로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는 정책에 더 이상의 재정투입은 없다고 경고하고 공공부문의 임금인상도 통제하겠다고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핵심 대선 공약 중 하나인 법인세 감면 계획도 재확인했다.
필리프 총리는 "프랑스는 더는 공공지출과 세금의 챔피언으로만 남을 수 없다"면서 "기업들이 다른 나라가 아닌 우리 땅에서 사업을 일구고 발전시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현 33.3% 수준인 법인세율을 2022년까지 25%로 낮출 계획이다.
아울러 프랑스 정부는 미래 유망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계획도 밝혔다.
필리프 총리는 환경·보건·농업·물류 부문에 500억 유로를 투입하겠다면서 예산은 해당 분야의 기술개발에 집중적으로 투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담배 가격 인상 구상도 밝혔다.
필리프 총리는 매년 8만 명 이상의 프랑스인이 흡연 관련 질병으로 사망하고 있다면서 한 갑 당 7유로 수준의 담뱃값을 10유로 수준으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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