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경상흑자 59.4억 달러…작년 동월대비 43% 줄어
유가상승으로 상품수지 흑자 '뚝'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국제유가 상승과 여행수지 적자 확대 등으로 경상수지 흑자 폭이 작년보다 줄었다.
유가 상승으로 상품수지 흑자는 줄고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 등으로 여행수지 적자가 약 2년 만에 최대 규모로 커졌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17년 5월 국제수지(잠정)'를 보면 상품과 서비스 등을 포함한 경상수지 흑자는 59억4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2012년 3월부터 63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하면서 사상 최장 흑자 기록을 다시 썼다.
흑자 규모는 4월(38억9천만 달러)보다 20억5천만 달러 늘면서 석 달 만에 최대였다.
그러나 작년 5월(104억9천만 달러)과 비교하면 45억6천만 달러(43.4%)나 줄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는 지난해(986억8천만 달러) 보다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은의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는 750억 달러다.
5월에는 상품수지 흑자 감소가 두드러졌다.
상품수지 흑자는 88억3천만 달러로 작년 동월(108억6천만 달러)보다 20억2천만 달러(18.6%) 줄었다.
반도체 시장 호조와 철강제품 단가 상승 등으로 수출이 호조를 이어갔지만, 수출보다 수입 증가 폭이 더 컸기 때문이다.
수출은 469억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2% 늘었고 수입은 380억6천만 달러로 20.1% 증가했다.
한은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원유 수입액이 늘었고 설비투자 목적 반도체 제조용장비, 디스플레이 장비 등 기계류 수입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수지 적자도 16억9천만 달러로 작년 5월(10억7천만 달러)보다 늘었다.
특히 여행수지 적자는 13억6천만 달러로 1년 전(2억5천만 달러)의 5배가 넘는 수준으로 확대됐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충격이 컸던 2015년 7월(14억7천만 달러) 이후 22개월 만에 최대치다.
노충식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브리핑에서 "해외 출국자 수가 늘고 사드 배치에 따른 한한령 등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여행수지 적자가 확대됐다"고 말했다.
5월 한국을 찾은 중국인은 25만3천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64.1% 줄었다.
다가오는 여름 휴가철 해외출국자가 늘어나면 여행수지 적자는 더 불어날 공산이 크다.
서비스수지 중 운송수지는 2억6천만 달러 적자를 냈고 건설수지는 4억 달러로 흑자를 기록했다.
지식재산권사용료 흑자는 2억4천만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정보통신(IT) 부문에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 지급하는 특허료 등이 줄어드는 추세다.
배당금 지급 증가도 경상수지 흑자 폭 축소에 영향을 줬다.
배당수지는 8억7천만 달러 적자다. 작년 5월에 4억2천만 달러 흑자에서 적자로 바뀌었다.
외국인에게 지급한 배당금은 17억3천만 달러로 5월 기준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기업 수익성 개선과 외국인 국내 주식투자 증가 등으로 배당금 지급이 늘어나는 것으로 풀이됐다.
자본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자산에서 부채를 뺀 것)은 25억8천만 달러 늘었다.
직접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16억9천만 달러 늘었고 외국인 국내투자는 10억2천만 달러 증가했다.
주식, 채권 등 증권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91억5천만 달러 증가했고 외국인 국내투자는 36억2천만 달러 늘었다.
noj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