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도서관 '고지도를 통해 본 경상지명연구⑴' 출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부산역이 있는 부산 동구 초량동은 1900년대까지만 해도 '새뛰'라고 불렸다. 새뛰는 갈대나 억새를 의미하는데, 이를 한문으로 적다 보니 풀 초(草)에 기장 량(粱)이 결합한 '초량'(草粱)이 됐다.
또 학봉(鶴峰) 김성일(1538∼1593)이 태어난 경북 안동 예안면 천전리의 본래 이름은 '내앞'이었다. 실제로 이 마을 앞에는 임하천이라는 내가 흘렀다. 그런데 20세기에 접어들면서 한자 지명인 '천전리'(川前里)가 보편적으로 쓰였다.
국립중앙도서관은 고지도와 지리지에 한자로 표기된 경상도 30개 고을의 우리말 지명과 위치를 정리한 책 '고지도를 통해 본 경상지명연구⑴'를 출간했다고 5일 밝혔다.
이 연구서에는 1720년대 편찬된 지도책인 '여지도'에 있는 30개 고을의 고지도 이미지와 1789년에 간행된 '호구총수'에 실린 한자 지명 7천여 개가 담겼다. 30개 고을의 역사와 중심지 이동 과정, 도시 구조와 상징 풍경을 분석한 논고도 수록됐다.
국립중앙도서관은 2010년 서울지명연구를 처음 펴낸 데 이어 지금까지 경기지명연구, 충청지명연구⑴·⑵, 전라지명연구⑴·⑵를 발간했다.
도서관은 내년에 경상도 41개 고을의 우리말 지명을 소개한 경상지명연구⑵를 출간하고, 향후 강원도와 북한의 지명 연구서도 간행할 계획이다.
이기봉 국립중앙도서관 학예연구사는 "옛날부터 우리나라에서는 말을 할 때는 순우리말 지명을 사용하고 글로 쓸 때만 한자 지명을 썼는데, 일제강점기 이후 우리말 땅이름이 사라졌다"며 "연구서 발간을 계기로 우리말 지명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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