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숭숭' 두산, 자존심 되찾고 이미지도 회복할까

입력 2017-07-05 10:58  

'뒤숭숭' 두산, 자존심 되찾고 이미지도 회복할까

부상선수 속출로 디펜딩챔피언이 중위권서 순위 다툼

전임 사장 '금품제공' 사건에 신임 사장, 공개 사과로 업무 시작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2015~2016년 프로야구 KBO리그를 화려하게 장식한 두산 베어스는 올해 전반기 자존심을 구겼다.

두산이 지난해 한국시리즈 2연패와 정규시즌·포스트시즌 통합우승을 이루자 야구계에는 '두산의 시대가 열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올스타전 휴식기를 앞둔 요즘 두산은 중위권에서 힘겨운 순위 다툼을 하고 있다.

정규시즌 144경기 중 절반 이상인 76경기를 치른 4일 현재 두산은 38승 1무 37패(승률 0.507)로 10개 구단 가운데 5위를 기록 중이다.

두산은 올해 들어 '완성체'를 갖춘 적이 거의 없다.

선발의 한 축인 마이클 보우덴과 불펜의 중심인 이현승, 내야수 김재호·허경민 등이 부상에 시달렸다.

이들이 돌아올 무렵에는 포수 양의지, 외야수 민병헌이 한 경기에서 몸에 맞는 공으로 손가락이 골절돼 전력에서 이탈했다.

불가피한 성적 하락에 전전긍긍하던 두산은 최근 전혀 예상하지 못한 소식으로 인해 이번에는 구단이 송두리째 흔들렸다.

선수가 아닌 구단 최고 관계자의 문제였다.

김승영 사장이 2013년 플레이오프 직전 심판에게 300만원을 건넨 사실이 뒤늦게 폭로된 것이다.

김 사장은 "음주 중 발생한 싸움으로 급히 합의금이 필요하다는 심판 얘기에 개인 계좌에서 급히 인출해서 빌려줬다. 전적으로 개인적 차원의 행위"라고 해명했지만, 파문은 가라앉지 않았다.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에도 묵묵히 응원하던 두산 팬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더 나아가 돈에 대가성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KBO리그의 청렴성까지 의심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김 사장은 사의를 표했고 두산은 급히 새 대표이사를 영입했다.

두산의 일탈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동안 소속 선수들이 일으킨 각종 사건·사고와 구단의 미숙한 대처로 '범죄두'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갖고 있다는 점은 야구팬 사이에서 주지의 사실이다.

전풍 신임 사장은 '클린 베이스볼'을 공언했다.

그는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wiz와 경기에 앞서 프런트 직원들과 함께 마운드 앞에 서서 전임자가 일으킨 사건을 사과하며 "앞으로 어떠한 불미스러운 일도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프로야구는 오는 14~15일 대구에서 '별들의 축제' 올스타전을 한다. 이후에는 본격적인 순위 싸움에 들어간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최근 "주전 선수들이 돌아오면 반등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두산의 성적 향상이 두산 팬들의 염원이라면 도덕성 제고는 국내 야구팬, 더 나아가 전체 스포츠팬의 바람이다.

올해 남은 시즌과 그 이후 두산이 야구장 안팎에서 다시 구설에 휘말리지 않을지 지켜보는 눈이 많다.


ksw08@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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