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남자' 송중기와 '이쁜이' 송혜교가 만났다

입력 2017-07-05 11:00   수정 2017-07-05 11:20

'착한남자' 송중기와 '이쁜이' 송혜교가 만났다

'태양의 후예'로 빅 시너지 낸 두 배우, 각기 화려한 경력 자랑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착한남자'와 '이쁜이'('태양의 후예'에서 강모연의 애칭)가 만났다. 결혼 후 이들은 어떤 배우로 거듭날까.

5일 아시아를 사로잡은 대형 한류스타 송중기(32)와 송혜교(35)가 10월31일 결혼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를 넘어 아시아가 들썩이고 있다.

최강의 미모와 필모그라피를 보유하고 있고, 중화권을 중심으로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이 두 배우가 걸어온 길을 살펴봤다.





◇ 송중기, '성균관 스캔들'부터 '군함도'까지

2008년 영화 '쌍화점'으로 데뷔, 2008~2009년 KBS 2TV 주말극 '내 사랑 금지옥엽'에서 이태란의 막냇동생 역을 맡아 시청자에게 인사한 송중기는 한동안 미소년 외모에 어울리는 착한 순둥이 이미지로 다가왔다.

영화 '마음이2'와 드라마 '트리플', '산부인과' 등에서는 '순한 어린 동생'이었고, 2012년 대박이 난 영화 '늑대소년' 역시 미소년 송중기의 매력을 극대화한 작품이었다.





2010년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의 구용하로 잠시 장난기 넘치는 유들유들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전까지의 역할과는 달리 산전수전 다 겪은 '연애 도사'같은 이미지로 변주를 꾀했다. 그러나 이 작품 역시 캐릭터보다는 '꽃선비'로 나온 송중기의 '꽃미모'가 더 회자된다. 그는 군대 가기 직전 출연해 히트한 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에서 다시 반듯하고 착한 이미지로 어필했다.

그랬던 송중기는 '태양의 후예'를 통해 '미소년'의 잔상을 깔끔히 털어냈다. 여전히 꽃미남이지만 '상남자'로의 진화에 성공하면서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확대했다. 특전사 베테랑 요원 유시진 대위는 송중기에게 이보다 어울릴 수 없는 역할이 됐고, 송중기는 뛰어난 군인의 모습을 매력적으로 표현해내며 이미지 변신에 완전히 성공했다.





많은 남자 배우들이 이미지 변신을 꾀하면서 무리하게 몸짱에 도전하거나, 폭력적인 캐릭터를 선택해 실패하는데 송중기가 연기한 유시진 대위는 '부드러운 상남자'의 모습을 보여주며 여심을 단박에 사로잡았다. 김은숙 작가가 창조한 멋진 캐릭터와 영리한 송중기의 계산이 폭발적인 시너지를 낸 것.

차돌처럼 날렵하고 단단한, 그러나 부담스럽지 않은 강인한 남성미를 과시한 송중기는 유시진 대위를 통해 기존의 '순둥이' 이미지를 벗어던진 것은 물론이고, 대형 한류스타로 부상했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까지 스케이트 쇼트트랙 선수로 활동하며 전국 체전에 두 차례 출전하기도 했던 송중기는 기본적으로 운동선수 특유의 승부기질과 근성으로 무장해 있다. 이러한 준비된 면모가 '태양의 후예'를 만나 터져 나왔고, 송중기는 여세를 몰아 오는 26일 개봉하는 '군함도'에서 독립군을 맡음으로써 '부드러운 상남자'의 이미지를 한층 굳건히 할 전망이다.






◇ 송혜교, '가을동화'부터 '그겨울 바람이 분다'까지

'태양의 후예'는 유시진 신드롬을 낳았지만, 그 뒤에는 송혜교가 자리하고 있다. 송혜교가 강모연을 연기했기에 송중기의 유시진도 빛을 낼 수 있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만큼 송혜교는 송중기보다 훨씬 일찍 '믿고 보는 아름다운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소문난 '모태 미녀'로 14세이던 1996년 교복 모델로 데뷔한 송혜교는 1998년 시트콤 '순풍산부인과'를 통해 인기를 얻기 시작하더니 2000년 드라마 '가을동화'로 일찌감치 한류스타가 됐다.







당시 열여덟 살의 송혜교는 꽃보다 예뻤고, 그의 청순하고 순정한 매력은 '겨울연가' 보다 2년 먼저 '가을동화'를 한류 드라마로 만들었다.

그는 송승헌, 원빈과의 삼각관계에서 매 장면 '그림'을 만들어냈고, 중화권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그렇게 시작된 이 한류스타의 행보는 2003년 '올인'을 통해 또다시 아시아를 뒤흔든다. 이병헌과 그린 멜로에 한국은 물론, 일본 팬들이 쓰러졌다. '올인'은 50%에 살짝 못 미치는 높은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송혜교는 다시 1년 뒤인 2004년 비와 호흡을 맞춘 '풀하우스'로 '가을동화'를 가볍게 뛰어넘는 인기를 누렸다. '풀하우스'는 지금도 중화권에서 송혜교를 설명하는 대명사다. 그사이 '호텔리어' '수호천사' '햇빛 쏟아지다' 등도 히트시켰다.







상당수의 한류스타가 한개 이상의 대표작을 만들지 못하는 것과 달리, 송혜교는 이미 스물두 살에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작품 세 개를 거느렸고 이를 바탕으로 왕자웨이(王家衛·왕가위) 감독, 우위썬(吳宇森·오우삼) 감독 등과 작업하며 중국 주류 영화계에 진입했다.

이후 현빈과 호흡한 '그들이 사는 세상'(2008), 조인성과 호흡한 '그 겨울 바람이 분다'(2013)도 송혜교의 이름값으로 해외에 수출됐다. 그는 매 작품 남자 배우를 돋보이게 하는 '마력'을 발휘했고, 변하지 않는 자기 자신의 존재감도 과시했다.

영화에서는 '파랑주의보' '황진이' '오늘' '두근두근 내 인생' 등에 출연하며 부지런히 연기 폭을 확대해나갔다.

사실 '태양의 후예' 역시 송혜교에게는 이들 작품의 연장선상에 놓였다. 이미 대형 스타였던 송혜교의 위상이 '태양의 후예'로 인해 달라진 것은 없었기 때문이다. 송혜교는 '태양의 후예'로 또다시 '왜 송혜교이어야만 하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줬다. 절절한 멜로와 달달한 애교, 발랄한 코미디가 모두 어울리고, 어떤 남자 배우와 호흡을 맞춰도 물처럼 조화를 이루는 송혜교만의 매력은 독보적이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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