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제공 음식·물 거부, 담배만 피워
(합천=연합뉴스) 지성호 기자 = 엽총을 소지한 채 초등생 아들을 데리고 인질극을 벌였던 40대가 아들을 돌려보낸 후에도 전처를 보내 달라고 요구하며 이틀째 경찰과 대치를 계속하고 있다.
A(41)씨는 5일 정오 현재 합천군 대병면과 산청군 차황면을 연결하는 국도가 지나가는 황매산 터널 안 트럭 안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A씨는 경찰 측에서 제공한 음식과 물도 먹거나 마시지 않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하지만 경찰이 준 담배를 계속 피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10시께 박진우 경남지방경찰청장이 현장을 방문, 설득 작업에 주력하는 경찰관 등에게 안전하게 사건을 마무리할 것을 지시했다.
박 청장은 "현장이 인근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곳이 아니어서 다행이다"라며 "하지만 이른 시일 안에 사건을 종결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A 씨 상태를 고려해 최대한 자제하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휴대전화로 A씨를 상대로 설득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또 황매산 터널 양쪽 4㎞ 떨어진 지점 도로 두 곳에서 차량을 통제하고 있다.
합천 쪽에는 합천경찰서장, 산청 쪽은 산청경찰서장이 직접 현장을 지휘하고 있다.
현재 현장 주위에는 경찰과 전경, 6중대 54명 등 총 231명이 동원됐다.
A 씨는 전날 초등생 아들을 인질로 잡고 있다가 오후 10시 20분께 아들은 풀어줬다.
아들은 별다른 상처는 입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지난 4일 오전 9시 30분께 고성에 있는 자신 집에서 전처와 전화로 다툰 뒤 "아들과 함께 죽겠다"고 문자를 보낸 다음 학교에 있던 아들을 데리고 나왔다.
이어 같은 날 오전 10시 20분께 진주의 한 지구대에 보관 중이던 엽총을 출고해 합천으로 넘어왔다.
shch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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