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헬페미니스트 선언·여성괴물

입력 2017-07-05 15:31  

[신간] 헬페미니스트 선언·여성괴물

오늘부터 내 몸의 이야기를 듣기로 했어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 헬페미니스트 선언: 그날 이후의 페미니즘 =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가 지난해 강남역 인근 화장실 살인사건 이후 페미니즘의 흐름을 분석한다.

헬조선이 무너뜨려야 할 대상이라면, 헬페미니스트는 "헬조선을 제대로 망치질해 부조리의 고리들을 끊어내는 동시에 제대로 구원할 주체"다. 착함·올바름·전통·관습·상식의 틀을 부수는 이들이다.

이들은 '경단녀'(경력단절여성)라는 용어 대신 '임신·출산 해고 대상자, 육아 해고 대상자'라고 부르자고 제안한다. 경력단절 상태를 여성 노동자의 표준형으로 설정할 위험이 있어서다.

이런 까칠함이 불편한 이들은 헬페미니스트들을 '페미나치' 또는 '꼴페미'라고 공격한다. 그러나 저자는 페미니즘이 나치즘과 반대되는 정치적 태도·이념이므로 '페미나치'는 형용모순이라고 반박한다.

일곱번째숲. 182쪽. 1만2천원.





▲ 여성괴물 = 미국의 페미니즘 연구자 바바라 크리드가 '에일리언'·'엑소시스트'·'악마의 키스'·'캐리' 등 할리우드 공포영화 속 여성괴물을 정신분석학의 틀로 들여다본다.

저자는 공포영화에 가득 찬 피·토사·타액·땀·눈물 등 비체(卑/非體)적 이미지에 주목한다. 비체는 '대상이 아닌' 어떤 것, 흐르고 경계를 넘나들며 주체를 위협하는 존재이며 그 궁극은 시체다. 어머니는 월경이라는 비체적 생리현상과 아이의 배변훈련을 통해 비체적 이미지와 연결돼 있다.

줄리아 크리스테바는 모든 개인이 어머니로부터 도망치려는 과정에서 비체를 경험한다고 주장한다. 아버지의 법에 포섭되는 과정에서 어머니를 비체화함으로써 자신의 주체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모성은 그 자체로 비체다.

공포영화가 선사하는 기괴함은 아버지의 질서에서 떨어져 나와 어머니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공포다. 같은 맥락에서 배설물이 수치와 혐오의 대상이 아니었던 시절로 되돌리는 게 공포영화의 쾌락이기도 하다.

2008년 국내에 처음 출간됐으나 페미니즘 열풍을 타고 개정판이 나왔다.

여이연. 손희정 옮김. 340쪽. 2만원.







▲ 오늘부터 내 몸의 이야기를 듣기로 했어 = 한국에서 나고 자라 독일에서 문화기획자로 활동하는 저자 하리타의 페미니즘 에세이.

저자는 어린 시절부터 무수히 당한 성폭력으로 트라우마를 안고 있었다. 심리치료를 받고 자가치유 기법을 익히며 '몸 해독-해방'을 위한 기술을 고민한 결과를 책에 담았다.

"치유는 총체적 행위가 되어야 하고 될 수밖에 없다. 논리와 이성, 정서와 감정, 본능과 직관, 의식과 무의식, 잠재의식까지 함께 회복을 갈구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의 몸이 마음과 조응하는 방식, 몸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기능과 에너지를 분배하는 고유의 방식마저 달라질지 모른다."

동녘. 384쪽. 1만6천500원.

dad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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