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도발 '레드라인' 의미는…한미 대응 주목

입력 2017-07-05 16:46   수정 2017-07-05 17:13

北도발 '레드라인' 의미는…한미 대응 주목

"북핵 위협 심각성 부각, 경고 차원"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북한이 지난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라고 주장하는 '화성-14형' 미사일을 발사한 것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어설 경우 우리(한미 양국)가 어떻게 대응할지 알 수 없다"고 경고하면서 '레드라인'의 의미에 관심이 쏠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5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위협에 대해 "나는 레드라인을 긋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행동해야 한다면 행동한다"고 말했다.

일단 한미 정부 당국은 그동안 레드라인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공개하지 않아 왔다.

이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것이 북한을 상대하는데 유리한데다, 일단 레드라인을 공개하면 우리의 정책적 선택지가 줄어드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덕행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통일부에서 레드라인이라 정해놓은 것이 있는가'라는 물음에 "원래 레드라인은 공개하면 레드라인이 아니지 않나"라며 "특별한 레드라인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답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도 지난 4월 레드라인 관련 질문에 "모든 것을 미리 알리는 것은 현명한 전략이 아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단 만약 북한의 주장처럼 ICBM 개발이 성공한 상황이라면 그 어느 때보다 미국의 '레드라인'에 근접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ICBM이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한 무기 체계라는 점에서 미국으로서는 일종의 전략적 균형을 깰 수 있는 '게임 체인저'로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성윤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역사적으로 전문가들은 북한의 미국 본토 타격 능력 또는 2차 타격 능력 확보를 레드라인으로 거론해왔다"며 "요원한 일로 생각해왔는데 북한의 이번 ICBM 발사로 갑자기 현실화했다. 현재 전문가 논의 차원의 레드라인에는 거의 근접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한미 당국의 실제 레드라인 설정은 이와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최근의 레드라인 거론은 북한 도발의 중대성과 이에 대한 강한 제재 의지를 강조함으로써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지 실제 정책적 '마지노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당장 대북 군사적 옵션이나 정권 교체를 추진하기에 현실적 한계가 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지금 거론되는 레드라인은 대북 억지력 차원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만약 실제 레드라인을 설정하면 우리가 전략적으로 움직일 여지가 없어져 버린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북한에 ICBM 발사 이후 추가적 상황은 용인할 수 없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은 필요하지만 구체적인 레드라인 설정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성윤 부연구위원도 "북한이 레드라인에 근접하거나 넘으면 한미가 미리 약속한 강제 조치를 가동해야 하는데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며 "미국이 레드라인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정부 당국자는 "최근 대통령의 언급을 비롯해 거론되는 북한 도발의 레드라인은 어떤 구체적 정의를 담고 있다기보다는, 북핵 위협의 심각성을 부각하고 이에 대해 경고하는 차원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hapyr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