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지렛대 대북압박 트럼프 전략 '순진했다'…완전히 표류

입력 2017-07-06 00:18  

中 지렛대 대북압박 트럼프 전략 '순진했다'…완전히 표류

트럼프 "중국과 함께 일하는 게 나 원 참!…그래도 시도해야"

ICBM 발사에 中압박 한계 입증…"대북 협상도 어렵고 위험"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중국을 통한 대북압박'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략이 표류하고 있다.

'환율조작국' 지정을 미뤄가며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역할을 요구한 지 석 달이 지난 4일 돌아온 것은 미 본토 타격이 가능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성공이라는 최악의 상황.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중국을 지렛대로 북한에 고강도 압박을 가해 핵과 미사일을 포기토록 한다는 '최대의 압박과 관여' 전략의 수정을 검토해야 할 단계에까지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문제는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점이다.

북한이 ICBM 시험발사 성공을 발표한 다음 날인 5일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이런 고심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중국과 북한 간의 무역이 지난 1분기에 40%나 증가했다. 중국이 우리와 함께 일하는 게 나 원 참! - 그러나 우리는 시도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석 달 전 미 플로리다 주 마라라고에서 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북한에 대해 엄청난 파워를 가졌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행정부의 대북 '전략적 인내'를 폐기하고 중국을 지렛대로 한 고강도 압박을 골자로 한 '최고의 압박과 관여'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이날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든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생명줄'이면서 대북 숨통죄기에 전적으로 동참해주지 않는 중국을 다룰 마땅한 수단이 없음을 이같이 실토하기에 이르렀다.

중국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인내'가 고갈돼왔음은 북한의 ICBM 시험발사를 앞두고 노골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트위터에 "북한 문제와 관련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의 지원 노력을 매우 고맙게 생각하지만 그런 노력은 제대로 통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무부가 2017년 인신매매보고서에서 중국을 최하위 등급인 3등급으로 강등한 것을 비롯해 대만에 12억 달러 무기판매 승인, 북한의 자금거래 창구로 불리는 중국 단둥은행의 '돈세탁 우려기관' 지정 등 중국을 정면 겨냥한 '3종 세트'를 내놓았다.






그러자 미 언론에서는 양국 정상의 "허니문이 끝났다"며 중국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실망감에 따른 고육책으로 이들 잇단 대중(對中) 조치를 풀이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설득해 북한이 핵 활동을 못하도록 압력을 넣을 수 있다는 순진한 생각을 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의 고민은 북한 대외교역의 90%를 차지하는 중국의 역할을 대체할 마땅한 카드가 없다는 것이다.

중국의 미온적 대북압박을 비판하면서도 "그래도 우리는 시도해야 한다"고 그가 밝힌 것은 '대안 부재'를 반영한다.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등 극단적 대중 압박도 꺼낼 수 있지만, 미·중 관계가 급냉각되는 부담을 떠안아야 하며, 그나마 효과를 발휘한다는 보장도 없다는 게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지난달 30일 정상회담에서 '모든 옵션'을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하고 나서 군사옵션도 시야에 있는 것처럼 해석되지만, 이는 '레토릭', 즉 정치적 수사에 가깝다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대북제재 강화와 한반도 해역 미 군사력 과시, 탄도미사일 발사를 초기에 저지하는 사이버 프로그램의 강화 등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이는 지금까지 성공하지 못했다면서 대북 선제타격 위협도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신문은 결국 협상이 "할 수 있는 최선"이라면서도 "이 또한 위험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WP 역시 중국이 미온적인 기존 대북 경제제재 강화 외에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별다른 선택이 없다고 지적했고, 제임스마틴 비확산연구센터의 멜리사 해넘 선임연구원은 CNN에 "미국의 협상이 어려운 입장에 처할 것"이라며 "협상의 여지는 있지만, 우리가 원하는 종류의 협상은 안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h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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