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서 별도 정상회담 사실상 확정…트럼프 '최후통첩성 협조요구' 가능성
세컨더리 보이콧·군사옵션 조심스레 거론할수도…취임후 두번째 순방 출국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5일(현지시간) 출국했다.
폴란드를 먼저 들렀다가 7일 회의 개막에 맞춰 함부르크로 향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후 두 번째 외국 순방이자 다자회의 참석이다.
무역 문제에 초점을 맞춘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와는 달리 이번 G20 회의의 최대 쟁점은 북한 핵 문제 해결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회의 개막을 앞두고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미국 본토까지 도달할 첫 ICBM 시험 성공'이라고 주장하면서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를 놀라게 했기 때문이다.
미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 이후 중국의 협조를 통한 '압박과 관여'로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던 만큼 체감하는 충격이 더욱 커 보인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의 기간 한국과 중국과 러시아, 일본 등 관련국들과 유럽 우방들과의 만남을 통해 북핵 문제를 놓고 어떤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세기의 회담'으로 불렸던 마라라고 미·중 정상회담에서 무한한 신뢰를 보냈던 시진핑 중국 주석과의 재회에서 어떤 얘기를 꺼낼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회담 이후 중국의 협조를 자신했지만, 결국 성적표로 돌아온 것은 북한의 ICBM 발사 성공 발표였다. 대북 협공을 위한 중국 포섭 외교가 현재까지는 결과적으로 실패한 셈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만남에서 지난번과는 다른 강경한 메시지를 던질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된다.
아직 미·중 정상의 공식적인 별도 회담 일정이 구체적으로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중국 측에서는 양자 회담을 이미 기정사실로 거론했고, 미국 내에서도 어떤 형태이든 별도 회담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구체적 일시와 형식만 남았을 뿐 사실상 '세기의 회담' 2라운드 개최가 확정됐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양자 회담이 열리게 되면 북한 제재와 관련한 '최후통첩성' 요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인내는 끝났다"는 표현으로 대북 강경책을 시사했고, 중국에 대해서도 실망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지난달 20일 트위터를 통해 "시 주석과 중국의 지원 노력을 매우 고맙게 생각하지만 그런 노력은 제대로 통하지 않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미 정부는 대통령의 이런 경고성 메시지가 나온 이후 중국을 최악의 인신매매 국가로 재지정하고, 대만에 12억 달러 무기 판매를 승인하는 한편, 중국 금융기관을 직접 제재하는 등 중국을 자극하는 정책을 잇달아 내놓았다.
중국은 이 같은 미국의 행보에 강한 불쾌감을 표했지만, 북한의 ICBM 발사 발표로 미국의 중국 압박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출국 전 내놓은 트위터 발언도 중국을 더욱 강하게 압박할 것이라는 예고편이자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는 트위터에서 "중국과 북한 간 무역이 지난 1분기에 40%나 증가했다. 중국이 우리와 함께 일한다는 게 나 원 참! - 그러나 우리는 시도해야 한다"고 했다.
대북 옵션이 거의 없어졌다는 평가를 받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의 면전에서 '세컨더리 보이콧'과 군사적 옵션 활용 가능성까지 언급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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