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중 뇌파 자극해 학습내용의 장기기억 2배로 높인다

입력 2017-07-07 01:00  

수면 중 뇌파 자극해 학습내용의 장기기억 2배로 높인다

IBS 신희섭 연구팀 3종류 뇌파 결합…"뇌파동조 깨뜨리면 공포기억 없앨 수도"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잠잘 때 나오는 뇌파를 조절하면 학습 기억력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및사회성연구단 신희섭 단장 연구팀은 세 종류의 수면 뇌파를 동시에 발생시키면 학습한 내용의 장기기억을 2배 가까이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7일 밝혔다.

뇌의 해마는 수면 중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전환하는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일부 연구자들이 간뇌의 시상에서 발생하는 '수면방추파'가 기억 형성에 관여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지만, 수명방추파와 장기기억 간 인과관계는 밝혀진 바 없다. 연구진은 기억과 학습에 관여한다고 알려진 대뇌피질의 '서파'(Slow oscillation)와 해마의 'SWR파'가 수면방추파와 상호 작용할 것이라고 가정해 실험을 진행했다.

생쥐의 머리에 광케이블을 꽂아, 빛을 받으면 수면방추파 발생을 유도하도록 광유전학적 방법을 사용했다.

생쥐가 잠자기 전 특정한 소리가 들리는 방에서 2초 동안 전기충격을 가한 뒤 한 집단에는 서파 발생에 맞춰 수면방추파를 유도하고, 다른 생쥐는 서파 발생 시기와 상관없이 다른 시점에 수면방추파를 유도했다.

세 번째 생쥐 그룹에는 수면방추파를 유도하지 않았다.

하루가 지난 뒤 전기충격을 준 바로 그 장소에서 소리는 들리지 않는 상황(A)과 다른 장소에서 소리는 들리는 상황(B)을 가정해 실험을 진행했다.

상황 A에서 공포를 느낀다면 전기충격을 받은 공간과 냄새 등 환경을 기억하는 것이므로 해마에 의한 장기기억에 해당하고, 상황 B에서 공포를 느낀다면 청각적 자극과 전기충격의 연관성을 기억하는 것이기 때문에 해마에 의존하지 않는 기억에 해당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해마는 맥락·환경 학습(context condition)을 담당하며, 소리 학습(cue condition)은 해마를 거치지 않기 때문이다.


관찰 결과 상황 A에 처한 세 집단의 생쥐 가운데 서파 발생에 맞춰 수면방추파를 유도한 생쥐가 더 긴 시간 공포로 얼어붙는 행동을 강하게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집단 생쥐보다 공포에 대한 기억이 2배 가까이 높았다.

반면 상황 B에 놓인 세 집단 생쥐들은 공포의 기억을 떠올리는 정도에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이는 대뇌 피질의 서파 발생 시기에 맞춰 수명방추파를 유도한 자극이 해마의 장기기억을 높인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이들 뇌파의 분포 양상을 분석한 결과 대뇌 피질의 서파가 나타나는 때에 맞춰 수면방추파를 유도하면 해마의 SWR파까지 동원되면서 세 종류의 뇌파가 동시에 발생해 동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 종류 뇌파의 동조를 통해 해마에서 생성된 학습정보가 대뇌피질의 전두엽으로 전달돼 장기기억이 강화된 것으로 해석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광유전학 방법을 통해 거꾸로 뇌파의 동조를 깨뜨리면, 공포 기억을 회상하는 정도가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 트라우마 치료, 공포 기억 치료 등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희섭 단장은 "실험 쥐의 뇌에 광유전학 케이블을 삽입해 뇌파를 조정했지만, 앞으로 비침습적으로 인간의 뇌파를 조절하는 방법을 개발한다면, 학습기억을 높이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뉴런'(Neuron) 이날 자에 실렸다.


jyou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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