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몇 번째냐, 누가 추 대표 좀 말려달라" 민주당서도 '난감'
국민의당 반발에 '추경 급제동'…송영무·조대엽 등 인사처리도 걱정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으로 6일 국민의당이 국회 보이콧을 선언하자 민주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보수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 국민의당의 협조를 토대로 추경 속도전을 본격화하는 시점에 나온 추 대표의 발언으로 국민의당과의 공조가 예상치 못하게 무너졌다는 점에서다.
특히 국민의당의 협조가 없으면 민주당이 1차 시한으로 잡은 11일 본회의는 물론 향후 7월 임시국회 종료일인 18일에도 추경과 정부조직법 처리가 불가능하다는 점이 민주당을 더 난감하게 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일단 11일 처리는 물 건너갔다는 말이 들린다.
나아가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에 이어 국민의당도 국회 보이콧을 하면서 정세균 국회의장이 추경 문제에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된 것도 민주당이 걱정하는 대목이다.
야당이 협조하지 않을 경우 추경안의 예결위 상정과 본회의 안건 부의 과정에서 정 의장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다.
원내에서는 이런 이유로 추 대표의 돌출 발언에 부글부글하고 있다.
국민의당과의 원내 협조 등을 끌어내기 위해 '문준용씨 의혹제보 조작' 사건에 대한 공개대응을 안 하던 상황에서 당 대표가 국민의당을 강도높게 자극하면서 판을 깼다는 인식에서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곤혹스럽다"면서 "머리가 아프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정말 미치겠다"면서 "어렵게 끌고 가고 있는데 그런 말로 추경이 망가지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밝혔다.
당내에서도 추 대표의 발언을 놓고 "벌써 몇 번째냐. 누가 추 대표 좀 말려달라"는 반응이 나온다.
추 대표가 과거에도 강경 발언으로 비판을 자초한 사례가 있다는 점을 언급한 것이다.
한 인사는 "여당 대표인지 야당 대표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국민의당이 격앙된 만큼 일단 냉각기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당장 국민의당을 접촉하기보다는 시간을 갖고 추경 처리 협조를 다시 끌어내겠다는 것이다.
원내 핵심관계자는 "국회가 말 한마디 때문에 스톱되는 것은 좋지 않다"면서 "그 말로 인해 상처가 있는 것이면 그것은 그것대로 풀고 국민의당에는 다시 국회에서의 역할을 해달라고 호소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국민의당이 인사문제에도 협조할 수 없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국민의당이 이미 임명불가 입장을 천명한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된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의 거취문제로도 불똥이 튈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문재인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복귀 후 이들 4명의 장관을 임명할 경우 국민의당은 보수야당과 함께 강경노선을 걸으면서 국회의 파행은 더욱 길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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