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참가 계속 요청할 계획…IOC 위원 입후보 문체부와 사전 논의
(진천=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내년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겠다는 북한의 의사를 확인하고, 북한의 참가가 결정되는 것이 중요하지 지금은 남북단일팀, 남북 공동입장을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6일 충북 진천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남북 체육 교류와 남북단일팀 구성은 우리가 하고 싶다고 해서 되는 일도 아니다"라면서도 "남북한 스포츠 교류를 통한 민족화해와 동질성 회복은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평창올림픽은 북한이 참여함으로써 평화올림픽이 될 수 있다"며 북한의 참가가 중요한 의미를 띤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지금 안보 상황을 볼 때 외국인들이 내년 평창을 얼마나 찾을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라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참여하면 평화올림픽이라는 기본 취지에도 맞기에 외국인도 안심하고 한국을 찾을 것"이라면서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계속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일 청와대에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접견하고 북한의 참가를 위해 IOC가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바흐 위원장은 과거 2000년 시드니올림픽 남북 공동입장을 실현하면서 북한을 설득한 사례를 들며 "어떻게 해서든 IOC가 할 일을 다 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이 회장은 전했다.
이 회장은 또 현재 남북단일팀 구성과 관련해 언론에 보도된 내용은 실현 가능성을 염두에 둔 체육회 차원의 제안일 뿐 구체적인 실행 계획은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와 관련 내용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단일팀이 구성되더라도 우리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피해를 보지 않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이 회장은 자신의 IOC 위원 입후보와 관련해서는 "정부와 사전에 상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위원장 자격의 IOC 위원이 현재 우리나라에 없는 상황에서 문체부가 내게 서둘러 IOC 위원 입후보를 신청해야 할 것 같다고 권유했다"고 했다.
이 회장은 지난달 16일 IOC 위원 입후보 신청서를 IOC에 제출했다.
체육회 이사회에서 NOC 대표 자격 IOC 위원 후보 추천 권한을 위임받은 이 회장은 충분한 내부 검토를 거쳐 최종 판단하겠다고 말했으나 불과 8일 만에 스스로 IOC 위원으로 입후보해 '셀프 추천' 논란을 불렀다.
절차상 하자는 없었으나 투명한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탓에 비판에 휩싸였다.
현재 우리나라 IOC 위원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유승민 선수위원 2명이다. 이 회장은 병환으로 정상적인 IOC 위원 활동이 불가능하고 유 위원은 8년 임기의 선수위원이어서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회장은 "내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의 경기력을 끌어올리고자 문체부, 평창조직위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안건을 논의하던 중 IOC에 직접 대화할 인물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생겼다"면서 IOC 위원 입후보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 박용성 전 IOC 위원, 이연택·김정행 전 체육회장과 모두 두 차례씩 만나 논의한 끝에 IOC 위원이 되든 안 되든 간에 일단 IOC 위원 입후보 신청을 해야 한다는 말씀을 들었다"면서 "문체부에서도 신청서를 내라고 해 NOC 위원장 자격으로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IOC 위원에 입후보할 수 있는 NOC 대표 자격은 회장과 부회장이다.
세 명의 부회장인 김성조 한국체대 총장, 최문순 강원도지사,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IOC 위원 신청을 고사했다.
이 회장은 "바흐 IOC 위원장이 오는 9월에 열리는 IOC 총회 일정이 빡빡하니 이번에 논의하지 못하면 다음 총회 때라도 한국 IOC 위원 문제를 상의해보자고 했다"면서 "모든 절차를 밟았고, 내 맘대로 IOC 위원으로 나 자신을 추천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회장은 IOC 위원 입후보와 관련해 청와대와 사전 교감을 이뤘다는 보도에 대해선 "낭설"이라며 손사래 쳤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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