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불신" 독일 '유럽 자체 핵우산' 만지작

입력 2017-07-06 16:50  

"트럼프 불신" 독일 '유럽 자체 핵우산' 만지작

"프랑스 전술핵 빌려쓰기"…유럽안보 발빼는 미국 자극책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이 흔들리는 가운데 독일이 유럽 자체 핵우산을 마련할 수 있는지 법적 근거를 검토했다고 5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독일은 의회 요청으로 법률 검토를 진행, 핵무기를 보유한 영국이나 프랑스에 미국 대신 핵우산을 요청하고 그 대가로 재정 지원을 할 수 있다고 결론 지었다.

영국과 프랑스는 모두 핵보유국이며, 이중 프랑스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유럽연합(EU) 내 유일한 핵 보유국으로 남는다.

이번 법률 검토에 따르면 EU의 예산 규정을 변경하면 EU 전체가 미국이 아닌 프랑스 핵무기를 이용해 유럽 대륙 전체를 보호하는 핵우산을 펼칠 수 있다.

이번 작업은 말 그대로 합법성을 가늠해본 것일 뿐 실제 행동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니지만, 실제 법률 제정으로 발전할 토대를 마련한 만큼 여러 해석이 나온다.

현재까지 EU는 미국이 제공하는 핵 억지력과 핵우산 정책에 기반을 둬 러시아의 군사력 증대 등 다양한 안보 위협에 대처해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정상들과 회담을 하면서 방위비 분담을 늘릴 것을 요구하고, 연설에서 집단안보 공약에 대한 언급마저 생략하자 트럼프 대통령의 나토 집단 방위에 대한 의지에 대해 의구심이 일고 있다.

검토 보고서 역시 "나토에 반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이 유럽에 대한 핵무기 기여도를 줄일 수 있다는 큰 우려를 자아냈다"고 지적했다.

다만, 독일 정부 관계자 대다수는 여론의 반대에 부딪힐 수 있는 만큼 이 같은 계획에 반대한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독일이 세계 2차 대전 이후 유럽 동맹을 보호하고 하나로 결집해 온 미국이 떠나는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나아가 유럽의 자체 핵우산에 대한 법적 근거를 검토한 이번 조치가 미국 우선주의에 대한 시위라는 관측도 있다.

NYT는 독일의 이번 문건을 일본 정부가 1960년대에 검토한 자체 핵무장 방안과 비교했다.

당시 미국이 철수하는 것을 크게 우려한 일본이 이를 만류하거나 실제 철수하는 상황을 대비해 자체 핵개발을 검토한 사실과 닮았다는 것이다.

미국 대신 프랑스의 핵무기로 독일 혹은 유럽의 핵우산을 대체하자는 아이디어는 이번에 처음 제기된 게 아니다.

앞서 로데리히 키제베터 독일 기독민주당 외교담당 의원은 올해 초 이 같은 내용의 'EU 핵무기 프로그램'을 구체적으로 제안한 바 있다. 키제베터 의원은 이번 법률 검토를 요청한 당사자 이기도 하다.

gogog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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