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도쿄(東京)도의회 선거에서 참패한 일본 자민당 내부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이후를 노리는 차기 주자들을 중심으로 자성론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6일 NHK에 따르면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은 이날 자신이 이끄는 자민당 내 파벌 이시바파의 모임에서 '꿩은 울지 않으면 총에 맞지 않는다'는 속담을 인용해 자민당 내 '불통(不通)'을 비판했다.
이 속담은 쓸데 없는 말을 하지 않으면 화(禍)를 입을 일도 없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잠자코 있지 말고 해야 당 내에서 잘못된 일이 있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비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꿩은 울지 않으면 총에 맞지 않는다' 같은 말을 하고 있으면 모두 (패배의) 운명을 같이 할 수밖에 없다"며 "누구을 향해 일을 하고 있는가, 그리고 말해야 할 것을 말해야 할 때 하고 있는 것인가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의회선거 패배의 배경에는) 도의회의 책임이라기 보다는 자민당에 대한 반감이 있었다"며 차기 선거에서도 패배하지 않도록 당내에서 활발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자민당 내에서 아베 총리에 대해 직접적인 비판을 하는 몇 안 되는 인물이다. 그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과 함께 아베 총리를 이을 차기 총리 후보군으로 꼽힌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2일 도의회 선거 직후에도 "당 본부가 (선거 패배와) 관계 없어서는 안된다. 지더라도 (당 본부의 책임을) 총괄하지 않으면 다음에도 질 것"이라며 아베 총리에 선거 패배의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한편 이날 열린 기시다파의 회합에서도 참석자들로부터 "당 차원에서 도의회선거의 패배를 분석해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의견을 모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NHK는 전했다.
기시다파의 회장인 기시다 외무상은 지난 4일 열린 파벌 행사에서 "집권을 생각할 경우 중요한 것은 인내와 겸손"이라며 당 내외에서 오만함을 지적받고 있는 아베 총리를 에둘러 비판했다.
그는 선거 참패 이후 아베 총리의 경제 정책인 아베노믹스나 개헌 추진에 대해 잇따라 비판적인 견해를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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