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튀니지 출신 범인…내무장관 "종교에 경도된 범죄 가능성 커"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오스트리아에서 80대 노부부가 튀니지 출신 50대 남성에게 잔혹하게 살해된 사건이 벌어져 여론이 들끓고 있다.
6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볼프강 소보트카 오스트리아 내무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 사건을 브리핑하면서 "종교적인 이유가 배경이 된 게 명백하다"고 말했다.
이 남성은 지난달 30일 린츠에서 85세 여성과 이 여성의 남편(87)을 잔혹하게 살해했다.
남편은 흉기에 찔린 뒤 숨질 때까지 폭행을 당했고 아내는 목 부위를 깊게 찔려 숨졌다. 용의자는 범행 후 피해자들의 집에 불을 지르고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은 처음에는 종교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밝혔으나 소보트카 장관은 용의자의 집에서 확보한 컴퓨터 등을 분석한 결과 그가 급진화한 무슬림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27년째 오스트리아에 사는 용의자는 부인이 운영하는 상점에서 노부부 집으로 물건을 배달해주면서 피해자들과 알고 지냈다.
경찰은 피해자들이 반무슬림 정책을 내세우는 극우 자유당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고 이 남성이 범행을 계획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소보트카 장관은 어떤 근거에서 종교와 이번 사건이 관련이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용의자가 진술한 내용도 공개하지 않았다.
AFP통신은 종교, 정치적인 이유가 배경이라면 오스트리아에서는 무슬림과 관련한 첫 사건이라고 전했다.
크리스티안 케른 총리는 신속한 조사를 촉구하면서 비슷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세울 것을 주문했다.
프랑스와 영국, 독일 등 유럽의 주요 국가들이 이슬람 극단주의의 공격 목표가 되었지만 오스트리아는 2015년 난민 사태가 벌어진 뒤에도 자국 내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와 연계된 사건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용의자가 이슬람 극단주의에 동조해 시리아나 이라크 등으로 갔던 기록도 없어 범행 동기는 추가 조사가 이뤄져야 알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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