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을 '세월호' 비유한 文대통령 연설에 억장 무너져"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등 야3당이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을 본격적으로 쟁점화하고 나섰다.
그동안 인사청문회와 정부조직법, 일자리 추경 등 '빅이슈' 대응에 주력해 왔던 야권이 공약 면면을 파헤치며 '각론'에도 비판의 칼을 들이대는 모습이다.
야3당 가운데서는 한국당이 가장 적극적으로 탈원전 정책에 날을 세우고 나섰다.
한국당은 전날 '문재인 정부의 졸속 원전정책 진상규명 및 대책 마련 특위'(위원장 이채익 의원)를 발족해 1차 회의를 연 데 이어 6일에도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주최로 '급진적 탈원전 정책 바람직한가'를 주제로 정책세미나를 열었다.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가 국가 에너지 수급에 관한 구체적인 로드맵 없이 탈원전 정책을 졸속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이를 다각적으로 짚어보고 정책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세미나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토론에 앞선 모두발언에서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원전을 '세월호 비극'에 빗댄 문 대통령의 연설을 들으면서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이었다고 토로한 원로과학자도 있다"고 소개했다.
정 원내대표는 "'코드'를 중시하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 추진과정에서 전문가들은 철저히 소외됐고, 변변한 토론회·공청회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현재 정책위의장도 "원전건설 중단보다 훨씬 더 시급한 것은 탈원전에 따른 전기료 대폭 인상을 국민이 합의하는 것"이라며 "원전기술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수출까지 되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원점에서 다시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민의당 원내정책회의에서도 신고리 5·6호기 원전 건설 일시 중단에 대한 비판이 잇따랐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의 안전우선·친환경 원칙에는 찬성하지만, 중차대한 탈원전 정책을 졸속 인기영합 절차로 추진하겠다는 것은 분명히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독일은 원전 사고를 계기로 25년 논의를 거쳐 사회적 합의로 탈원전 사업에 돌입했다. 스위스도 33년간 공론화 과정을 거치고 국민투표를 5번 했다. 대만은 탈원전 후 원전 2기 재가동을 선언했음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석탄과 LNG 발전 비중이 높아진 뒤 LNG 가격이 급등하면 한국 경제에 직격탄이 된다. 또 신재생 에너지는 경제성이 낮은 데다 안정적 공급이 어려워 기술개발 경쟁력을 갖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원전 수출을 주도하고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만큼 산업을 사장해서도 안 된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임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통령이 만기친람식으로 정책을 쥐락펴락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바른정당 정운천 최고위원은 정부가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대책 마련에 서둘러야 한다며 농촌에서 태양광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정 최고위원은 "문 대통령이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20%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는데, 이 가운데 10%는 농촌 태양광으로 대체할 수 있다"며 "신재생에너지도 확보하고, 농촌의 일자리 창출도 되는 '일거삼득'의 대안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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