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시절 월드컵과 인연 없어…이란전에선 2-6 대패 '악연'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축구 국가대표팀을 새로 이끌게 된 신태용(47) 감독은 공교롭게도 선수로서는 월드컵 무대를 한 번도 밟아보지 못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 처음 '넘어야할 산'인 이란과는 과거 2-6 대패의 악연도 있다.
그라운드가 아닌 벤치에 들어서게 된 신 감독이 이러한 선수시절 '불운'을 감독으로서 끊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92년 성남 FC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신 감독은 그해 K리그 신인상을 받고 1996년 득점왕에 올랐으며, 2009년과 2011년 MVP로 뽑히는 등 화려한 선수 생활을 했다.
그러나 K리그에서의 활약에 비해 대표팀과의 인연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연령대별 대표를 거쳐 1992년 A대표팀 유니폼을 처음 입은 후 1997년까지 A매치 23경기에 출전해 3골을 넣었다.
그러나 1994년 미국 월드컵과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 모두 대표팀으로 차출되지 못한 채 남아서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신 감독 본인도 6일 "선수로서 월드컵 못 나간 것이 평생 한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가대표로서 뛴 23경기 중에는 오는 8월 31일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상대인 이란과의 경기가 있었다.
1996년 12월 16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에서 교체 투입된 신 감독은 1-1로 맞선 전반 34분 득점에 성공하며 2-1을 만들어놓았다.
신 감독의 달아나는 골에도 불구하고 후반 6분 호다다드 아지지에 동점골을 허용하고 이어 알리 다에이에 후반 11분에서 44분 사이에 4골을 연속으로 얻어맞으며 물거품이 됐다.
결국 그 득점은 신 감독의 마지막 A매치 득점이 됐고, 신 감독과 대표팀의 인연도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끝나고 말았다.
신 감독으로서는 대표팀 감독으로서의 성공을 위해 선수 시절 악연의 상대인 이란을 넘고, 선수 시절 밟지 못한 월드컵 무대를 밟아야하는 과제가 주어진 셈이다.
신 감독은 "선수로서 가지 못한 월드컵에 감독으로서 가서 더 높은 곳까지 가라고 만들어진 기회인 것 같다"며 "선수 때 못했던 경험을 하면서 더 높이 비상할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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