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18 대표팀 이어 U-22 대표팀 사령탑으로 '긴급 투입'
U-20 월드컵에 뛴 선수도 차출…"베트남전 승리에 중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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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어려운 조건에서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다. 짧은 기간에 준비해 본선행을 이뤄야 하는 부담이 크지만 그래도 나를 찾아준다는 건 고마운 일이다."
정정용(48) 18세 이하(U-18) 축구대표팀 감독은 목포축구센터에서 전지훈련을 지휘하던 6일 22세 이하(U-22) 대표팀까지 맡아달라는 대한축구협회의 요청을 받았다.
2개의 연령별 대표팀을 동시에 지휘하는 '투잡'을 뛰게 된 것이다.
U-22 대표팀은 당장 오는 19일부터 23일까지 베트남 호찌민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예선에 참가해야 한다.
정 감독으로서는 현재 맡은 U-18 대표팀 일정과도 겹친다.
목포축구센터에서 전지훈련 중인 U-18 대표팀은 9일까지 담금질을 한다.
반면 U-22 대표팀은 8일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소집되기 때문에 소집 당일과 다음 날 훈련을 지휘할 수 없다.
정 감독을 대신해 U-22 대표팀의 공오균 코치와 최철우 코치, 차상광 골키퍼 코치가 이틀간 훈련을 이끌 수밖에 없다.
이처럼 정 감독이 투잡을 뛰게 된 건 지난 3일 축구협회 기술위원회 회의 때 U-22 대표팀 사령탑을 선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축구협회의 전임 지도자인 정 감독이 '구원 투수'로 나서게 된 것이다.
작년 11월 경질된 안익수 전 감독을 대신해 U-19 대표팀 임시 감독을 맡아 2016 U-19 수원컨티넨탈컵에서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던 장면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정 감독은 짧은 준비 기간에 대표 선수 차출의 어려움 등 악조건을 딛고 AFC 챔피언십 본선 진출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임무가 있다.
한국은 AFC 챔피언십 예선에서 개최국 베트남을 비롯해 마카오, 동티모르와 같은 조에 묶였다.
10개 조 1위는 본선에 자동 진출하고 조 2위 중 상위 5개 팀, 개최국 중국 등 총 16개 팀이 내년 1월 중국에서 본선을 펼친다.
본선 자동 출전권을 따내려면 베트남을 꺾는 게 최대 과제다.
그러나 베트남은 지난달 국내에서 열린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본선에 나왔을 정도로 청소년 축구 전력이 급성장했고, 홈 이점까지 안고 있다.
정 감독은 "본선 직행 티켓을 따기 위해서는 베트남을 반드시 넘어야 한다"면서 "베트남의 경기 내용을 잘 분석해 기대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아울러 대표팀의 선수 구성에도 어려움도 호소했다.
U-22 대표팀 연령대 선수들이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과 챌린지 등에서 뛰고 있지만 '의무 차출'이 아니어서 좋은 선수 확보가 어렵다. 이 때문에 올해 U-20 월드컵에 뛰었던 후배 선수들까지 대표팀으로 불러들이기로 했다.
U-20 월드컵에서 한국의 간판 공격수로 활약했던 백승호(바르셀로나B)는 최근 소속팀 잔류와 임대·이적 등 거취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여서 U-22 대표팀에 참가하지 못하게 됐다.
정 감독은 "프로팀에서 뛰는 선수들은 구단에서 보내주지 않으면 어쩔 수가 없기 때문에 U-20 월드컵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선수들도 호출했다"면서 "이번은 단발성 대회인 만큼 내년 1월에는 완전한 전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U-22 대표팀은 11일 대전 코레일, 13일 한양대와 각각 연습경기를 치른 뒤 15일 대회가 열리는 베트남으로 출국한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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