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에 대한 요구는 '이중잣대' 지적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셰이크 모하마드 알타니 카타르 외무장관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국가가 단교한 진짜 이유는 카타르의 독자적인 노선의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셰이크 모하마드 장관은 6일(현지시간) 미국 CNN과 인터뷰에서 "카타르의 독립성과 (그에 따른) 정책이 이번 단교 위기의 진짜 원인이라고 생각한다"며 "카타르의 정책은 언제나 자주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비전이 다른 쪽과 달라도 걸프 국가의 안보에 영향을 끼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단교를 선언한 아랍국가의 주장을 반박했다.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이집트 등 4개국은 카타르가 테러리즘을 지원해 걸프를 비롯한 중동 안보를 위협한다는 점을 단교의 이유로 들었다.
그는 또 "카타르의 그간 성취가 단교의 원인 중 하나였을 것"이라며 "큰 나라들은 작은 나라가 자신의 역할에 영향을 끼치는 것을 싫어한다"고 지적했다.
카타르가 테러조직에 돈을 댄다는 의혹에 대해서 "카타르인이 테러조직에 자금을 지원했다면 응당한 책임을 지게 할 것"이라며 전면 부인했다.
알자지라 방송국을 폐쇄하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카타르의 주권을 훼손하는 어느 요구도 논의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사우디 등 4개국이 단교 해제의 선결 조건으로 제시한 요구사항이 이중잣대라고 비판했다.
셰이크 모하마드 장관은 "그들은 자신들과 이란의 관계엔 어떤 조처도 하지 않으면서 우리와 이란과 특수 관계라고 비난한다"며 "이런 점을 보더라도 단교는 이란과 관계된 게 아니라 주권을 침해한 행위"라고 말했다.
그가 국가를 특정하지 않았지만 UAE를 지목한 것으로 보인다.
UAE는 터키와 함께 이란으로 통하는 대표적인 중계무역지다.
지난해 기준 UAE는 이란의 3위 수출국이자 2위 수입국일 정도로 밀접한 무역 관계를 맺고 있다.
카타르가 이슬람주의 정파 무슬림형제단을 지원한다는 비난에 대해서는 "이집트는 무슬림형제단을 테러조직으로 지정했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며 "무슬림형제단이 바레인에서는 활동하고 있으니 이는 카타르에 이중잣대를 들이댄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우리가 보는 테러리즘의 개념이 다른 나라와 다를 수 있다"며 "카타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정하거나 폭력 행위를 한 증거가 명확한 조직을 테러단체로 본다"고 강조했다.
무슬림형제단을 테러단체로 지정한 곳은 이들 4개국과 러시아, 시리아다. 유엔 안보리는 이 정파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hs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