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아이폰 판매금지 요청…애플과 소송 격화

입력 2017-07-07 10:41  

퀄컴, 아이폰 판매금지 요청…애플과 소송 격화

美 ITC에 "미국내 판금" 제소…애플에 압력 높여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퀄컴이 미국에서 아이폰 최신 모델의 판매를 막아달라는 요청으로 애플과의 특허소송을 격화했다.

퀄컴은 6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아이폰 7의 수입을 금지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퀄컴은 또 이미 미국에 들어와 있는 아이폰의 판매 금지도 요구했다.

퀄컴은 캘리포니아 남부 법원에 새로운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하는 것과 동시에 ITC에 판매 금지를 요청했다.

퀄컴은 애플이 자사의 최신 특허 6종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스마트폰 배터리 수명을 유지하면서 성능을 향상하는 기술과 관련됐다.

퀄컴은 애플이 특허료를 내지 않고 이 기술을 써왔다면서, 자사가 협상을 원했지만 애플이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퀄컴과 애플 간 로열티 분쟁에서는 해당 기술을 이용하지 않으면 관련 제품을 생산하기 어려운 기술을 포함한 표준특허가 이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는 최근 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퀄컴이 "표준특허를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차별적이지 않은 조건으로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었다.

퀄컴은 이날 새로 제기한 문제가 기존 이슈인 모뎀기술과 셀룰러 네트워킹 기준의 표준특허와는 관계 없다고 설명했다. 대신 여러 주파수 묶기, 그래픽 처리나 신호 증폭 등 최신 스마트폰에 있는 더 향상된 기능에 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애플은 퀄컴이 아이폰의 다른 혁신과는 별로 관계없는 예전의 무선 특허로 부당한 이익을 얻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퀄컴은 자사의 기술이 없었으면 애플이 10년 전에 휴대전화 시장에 들어가지 못했을 것이라고 반박한다.

퀄컴은 ITC에 라이벌 인텔이 만든 무선 프로세서를 사용한 아이폰의 수입만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ITC가 수입 금지를 결정하더라도 퀄컴의 칩 판매는 영향받지 않는다. 인텔은 지난해 9월 출시된 아이폰 7 때부터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무어인사이츠&스트래티지의 패트릭 무어헤드는 ITC가 모든 아이폰의 판매 금지에 대해서는 소비자 피해가 클 수 있다고 걱정할 수 있다면서 "퀄컴이 사안을 좁혀 ITC가 부정적으로 반응할 가능성을 낮췄다"고 말했다.

아이폰 매출이 당장 타격을 입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ITC는 통상 18개월 이상 조사 후 결정한다. 그러므로 내년 아이폰 모델 출시 전에 아이폰 판매 제한 조치가 나올 가능성은 작다.

퀄컴의 이날 조치로 두 회사의 법적 다툼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애플은 지난 1월 퀄컴이 과도한 로열티를 받고 있다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애플은 지난달에는 그동안 지불한 과도한 특허료를 반환하라고 요구하면서 사건을 확대했다.

퀄컴 역시 폭스콘 등 4개 아이폰 제조업체에 소송을 냈다. 이들 회사가 애플의 압박을 받고 퀄컴에 로열티를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이 최대 부품 공급업체인 퀄컴과의 분쟁으로 아이폰 판매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애플은 삼성전자와의 스마트폰 디자인 소송에서 미국 내 아이폰 판매를 위협받은 적이 있다.

2013년 6월 ITC는 일부 아이폰과 아이패드 모델이 삼성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결정하고, 수입 금지를 명령했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이 개입해 ITC의 조치를 무효로 했다.

퀄컴은 지난해 ITC에 중국 스마트폰 메이커 메이주를 제소했지만, 두 회사는 이후 화해하고 라이선스 계약을 했다.

kimy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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