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협 워크숍…"한국 유학 전 75%가 사교육·독학으로 한국어 배워"·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외국인 유학생을 국내에 유치하기 위해 공교육기관을 통한 한국어 보급을 더욱 확대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한국어교육기관대표자협의회(한대협·회장 조현용)가 7일 서울 용산구 국립한글박물관 대강당에서 '전략적인 유학생 유치 방안 모색과 안정적인 한국어 교원 운영 방안'을 주제로 개최한 제23차 하계 워크숍에서 정종권 세종학당재단 학당지원부장은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도 해외의 교육기관이 부족해 배우지 못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부장이 근거로 든 것은 지난 6월 9∼23일 국내 외국인 유학생 17개국 1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다. 한국에 오기 전에 어떻게 한국어를 공부했는지에 대한 문항에 34%가 사교육에 의존했다고 답했다. 공교육을 통해 배웠다는 응답은 25%였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독학(25%), 드라마 등(7%), 동호회(2%) 등을 들었다.
그는 "지난달 기준으로 전 세계 54개국 171곳의 세종학당에서 4만9천549명의 외국인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면서 "운영 내실화를 꾀하느라 세종학당 숫자가 2016년보다 3곳 줄었는데 한대협 소속 대학들과 연계해 세종학당을 늘리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정원숙 국립국제교육원 유학지원단장은 "2014년 500만 명을 돌파한 전 세계 해외 유학생 규모는 연평균 8%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2022년 700만 명에 이를 전망"이라며 "외국인 유학생 유치는 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많은 부수적 효과를 거둘 수 있으므로 대학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 적극적으로 유학생 유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봉섭 재외동포재단 교육지원부장은 "재외동포재단은 전 세계 1천87개 한글학교와 교사 1만5천여 명, 학생 10만 명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재외동포는 국가 발전과 민족 통합에 직결되는 주요한 인적 자산이므로 이들을 발굴, 육셩, 유치해 환류(環流)하도록 하는 것은 국가적·민족적 미래 과제"라고 역설했다.
나삼일 대전대 교수는 "한국어 교원들은 대학의 학부나 다른 기관 교원에 비해 낮은 강사료를 받고 있고 대부분 6개월 계약의 비정규직인데도 수업 이외에 교재 개발이나 학행 관리·상담 등 높은 책임감을 요구받고 있다"며 처우 개선을 주문했다.
김태형 베트남 한국교육원장은 "지난 4월 하노이 인근의 대학 한국어학과들을 방문해 학생들을 면담한 결과 현지화된 맞춤형 교재 개발과 한국 기업문화 이해를 위한 프로그램이 절실하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유학→학위→취업→확산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구체적 비전을 만들고 대학과 기업의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적극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개회식에서 조현용 한대협 회장은 "최근 학령인구의 급감에 따라 수도권 주요 대학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의 대학이 위기에 직면해 유학생의 유치가 더욱 중요해졌다"면서 "이 자리가 참석 회원교의 역량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현경숙 연합뉴스 글로벌코리아센터 본부장은 축사를 통해 "국내 외국인 유학생은 그들의 모국을 이끌어갈 차세대 리더"라면서 "세계인들에게 우리 문화와 지혜의 총합인 한국의 고등교육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유학생들을 한국의 친구이자 우군으로 만드는 여러분의 책임이 막중하다"고 격려했다.
송기동 국립국제교육원장은 "우수 외국인 유학생 유치뿐만 아니라 그들이 학업을 마치고 좋은 일자리에 취업해 우리나라와 유학생의 모국에 기여하는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송철의 국립국어원장은 "한국어 교육에 관한 기초 연구, 다양한 교육 자료 제작 보급, 한국어 교원 연수 등에 힘쓰겠다"고 약속했으며, 송향근 세종학당재단 이사장은 "재단은 한국 유학을 꿈꾸는 세계인을 위해 국내외 연계 대학을 늘려 유학생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와 국립한글박물관 등이 후원한 이날 워크숍에서는 39개 한국어 교육기관 대표자와 실무자, 유관 기관 관계자 등 90여 명이 참석했다.
오후 주제발표에 앞서 '유학생 문화 체험을 위한 국립한글박물관 특별 전시'를 참관하는 순서도 마련됐다.
한대협은 한국어의 세계화를 이끌고 다문화사회 추세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06년 4월 출범한 한국어 교육기관 모임이다. 현재 146개 기관이 소속돼 한국어 교원 연수 개최, 국제박람회 내 한글관 운영, 한국어 교원 해외 파견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hee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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