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 보고 첫 눈물…도망가고 싶었지만 동료 형들 덕분에 힘냈어요"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픽미소년'이라는 별명, 정말 영광이죠. '픽미'(Pick me)는 제가 평소에 스스로 기분을 좋게 하려고 듣던 노래인데 제 수식어가 됐으니까요."
'프로듀스101' 시즌2에서 최종 16위를 기록하며 인기를 얻은 위에화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습생 안형섭(18)은 방송 초반 모두가 쭈뼛쭈뼛할 무렵 무대에 홀로 나가 '픽미' 안무를 춰서 단숨에 팬들을 모았다.
안형섭은 최근 인터뷰에서 다시 그 순간이 와도 같은 용기를 낼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원래 계획한 게 아니라 그 순간에 정말 신나게 췄다"며 "'쟤가 분량을 아네'라는 댓글도 있던데 그때는 '분량'이 뭔지도 몰랐다"고 답했다.
그는 이번 방송 출연에 대해 "이 정도 등수까지 올라갈 거라고 생각을 못 했는데 뿌듯하다"며 "많이 부족한데도 생방송까지 가고 팬들이 저를 위해 광고도 해주니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물론 3개월간의 방송 중 힘든 순간도 있었다. 안형섭은 '겟 어글리' 무대 후 순위 발표에서 성적이 하락한 후 다소 실망한 모습을 보였다가 악성댓글에 시달려야 했다.
"그때가 가장 힘든 순간이었어요. 제가 잘못한 부분은 빨리 받아들이고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으려고 신경을 많이 썼죠. 그래도 그 정도로 무자비하게 좋지 않은 말을 들었을 때는 견디기 힘들었어요. 녹화하기도 겁이 났고요. 여태껏 한 번도 안 울다 출퇴근을 하면서 부모님께 전화 드려 울었죠. 모든 게 무섭고 도망가고 싶었어요. 그때 연습생 형들이 좋은 얘기를 많이 해줬죠. 경연 날에도 제가 기가 많이 죽었었는데 (권)현빈 형이 와서 힘내라고 해주고, (장)문복 형도 무대 후에 와서 기죽지 말라고 해줘서 이겨낼 수 있었어요."
안형섭은 방송에서 활달한 리액션만큼이나 '뚝심'도 보여줬다. 첫 보컬 트레이닝에서 이석훈에게 노래에 재능이 없다는 말을 들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노력해 이석훈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는 "이석훈 선생님께 그 얘기 들었을 때 상처를 받지는 않았다"며 "오히려 '한 번 보여주자'는 생각으로 이를 악물고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안형섭은 참여했던 무대 중에 가장 만족한 무대로는 '오 리틀 걸'(Oh little girl)을 꼽았다.
"제 분량이 많지는 않았는데 존재를 각인시키려고 장미 소품을 사용했어요. 그래서 별명이 '픽미소년'에서 '장미소년'이 됐죠. 뿌듯했어요. '오 리틀 걸'은 처음 들었을 때부터 '나를 위한 노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하고 싶었거든요."
남다른 리액션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기대해도 좋다"며 "곧 tvN '현장 토크쇼 택시'에도 나오고 당분간 예능을 통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안형섭은 정식 데뷔는 언제쯤 될까 묻자 "아직 모르지만 최대한 데뷔까지의 디데이를 줄이려 노력하겠다"며 "데뷔를 하면 멋진 사인도 하나 만들고 싶다"고 답했다.
"방송 중에 건대입구역에 걸린 제 전광판 광고를 봤어요. 자주 다니던 곳에 제 사진과 응원 문구가 있으니 신기했죠. 어릴 때로 돌아가 동화책을 읽던 것처럼 모든 게 행복하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었어요. 이 기분 잊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lis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