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대한항공은 경찰이 7일 조양호 회장 자택 공사와 관련한 비리 혐의를 잡고 공항동 본사를 압수수색하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오늘 본사 자재부에 대한 경찰의 압수수색이 있었다"며 "자체적으로도 진상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앞으로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인 혐의에 대해서는 "경찰 수사 중인 사안임을 양해해 달라"고 말을 아꼈다.
경찰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조 회장의 배임 혐의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2013년 5월∼2014년 8월 조 회장이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 인테리어 공사를 하면서 공사비 중 상당액을 인천 영종도 호텔 신축공사비에서 빼돌려 쓴 혐의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은 2003년 영종도 인천공항 국제업무단지에 첫 특급호텔인 525객실 규모의 '하얏트 리젠시 인천' 호텔을 개관했다.
개관 10년 뒤인 2013∼2014년에는 호텔을 두 배 규모로 확장하는 공사를 진행했다. 2014년 9월 객실을 1천22객실 규모로 늘려 '그랜드 하얏트'라는 이름으로 재개관했다.
영종도 호텔 공사를 진행할 당시 조 회장은 자택을 종로구 구기동에서 평창동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를 앞두고 평창동 주택의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했는데, 인테리어를 맡은 업체가 영종도 호텔 공사를 맡은 업체와 같은 곳이었다.
경찰은 평창동의 인테리어 공사비가 조 회장 사비가 아닌 영종도 호텔 공사비에 포함돼 지출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당시 인테리어 비용이 모두 정상적으로 결제됐고, 이에 대한 증빙자료도 남아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그러나 경찰이 당시 공사비 지출에 관여한 회사 관계자를 불러 조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는 소식에 긴장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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