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물릴라" 주민 반발… 반포 반려견 놀이터 못 열고 철거

입력 2017-07-07 18:23   수정 2017-07-0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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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물릴라" 주민 반발… 반포 반려견 놀이터 못 열고 철거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서울의 한 자치구가 반려동물 인구 급증에 발맞춰 만든 '반려견 놀이터'가 인근 주민의 극심한 반발에 개장조차 못 하고 철거되는 일이 일어났다.

7일 서울 서초구에 따르면 반포 근린공원에 만들어진 반려견 놀이터가 이달 초 철거됐다.

이 놀이터는 주민이 반려동물과 함께 산책하고, 야외 활동도 함께 즐길 수 있게 하자는 취지로 사업비 2천200만원을 들여 660㎡ 규모로 조성한 것이다.

계단 오르기, 원형 통과하기, 장애물 피하기 등 반려견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시설이 갖춰져 견주의 많은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구는 인근 주민의 반발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공원 인근 스포츠센터에 아이를 보내는 부모들이 "우리 아이가 혹시 개에 물리면 어떡하느냐"며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구는 최근 이 같은 취지의 반려견 놀이터 반대 민원을 300∼400건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구는 결국 당초 개장 예정일이었던 지난달 26일 문을 열지 못하고, 이달 초 놀이터를 철거했다. 주말에만 시범 운영을 한 뒤 추이를 지켜보자는 대안도 제시했지만, 인근 지역 부모들에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관계자는 "주민 사이에 '아이냐 반려견이냐'는 식의 흑백구도 분위기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일부 시설물은 다른 공원으로 옮겨 활용하고, 적절한 반려견 놀이터 후보지를 물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ts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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