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개혁위 간담회서 각종 개혁 요구 '봇물'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김현정 기자 = 경찰 안팎에서 경찰 조직을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던 인사들이 8일 경찰청을 찾아 한목소리로 강도 높은 개혁을 주문했다.
민간 인사들로 구성된 경찰개혁위원회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경찰청 소속 일반직 공무원 노동조합과 온라인 모임 '경찰인권센터'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경찰의 정치적 중립 확보, 인권에 대한 경찰의 인식, 경찰 계급체계의 문제점, 경찰 노조의 필요성 등 다양한 주제가 논의됐다.
경찰인권센터를 운영하는 장신중 전 총경은 "과거 집회·시위에서 가장 문제가 된 것이 '대통령을 기분 나쁘게 하지 말자'였다"며 "정치적 법 집행으로 문제가 되는 것이고, 경찰에 대한 대통령의 인사권이 인권유린의 요체"라고 말했다.
장 전 총경은 "경찰청에서 개혁을 하겠다면 가장 먼저 이철성 경찰청장에게 집에 가라고 해야 한다"며 "인적 쇄신 없이는 개혁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경찰인권센터 회원 전은제씨도 "경찰관들이 직무상 정치적으로 독립할 수 있는 법적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며 "그러려면 노조를 만들어야 하고, 세계 기업들도 버리고 있는 성과주의 평가체계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간담회에서는 시험 승진에 매달려 편한 부서를 선호하는 폐단을 해소하려면 경찰 승진제도를 '명예승진'과 '근속승진'으로만 운영하고, 경찰 계급을 6단계 정도로 대폭 줄이자는 제안도 나왔다.
경찰에서 근무하는 일반직 공무원(주무관)들도 간담회에 참석해 자신들의 열악한 처우를 제도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경민 경찰청공무직노조 위원장은 "주무관들은 송치 서류 업무까지 보는 등 경찰과 같은 업무를 하더라도 무기계약직이고, 순환보직이나 진급도 없다"며 "경찰 업무를 맡기려면 관련법을 개정하고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선 경찰서에서 영양사로 근무하는 함은용씨는 "영양사들에 대한 성희롱이 많이 발생하지만, 피해자 신변보호가 전혀 안 된다"며 "성희롱을 받으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일선 경찰서에서 함씨같은 성희롱 피해 사례가 있는지 여부를 전수 조사하겠다고 답했다.
경찰개혁위는 11일과 24일에도 각각 일반직 공무원 노조 등과 간담회를 열어 경찰개혁에 관한 의견을 들을 계획이다.
puls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