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오창고, 학업중단율 4년 만에 10.9%→1.9% '뚝'
'사부자(師父子) 캠프' 열어 마음 열고 소통하니 변화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청주 오창고등학교는 학생들의 학업중단율이 높기로 유명한 '문제 학교'였다. 무려 10명 중 1명이 중도에 학업을 포기했을 정도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구제불능'이라고 수군거리기도 했다.
그랬던 학교가 전혀 다른 학교처럼 확 바뀌었다. 새로운 학교로 탈바꿈하는 데는 불과 4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교사와 학부모가 이끌고, 학생들이 호응한 사부자(師父子) 소통의 구조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덕이었다.
8일 충북교육청에 따르면 이 학교의 학업중단율은 2013년 7월 7일 기준 10.95%에 달했다. 전교생 621명 중 68명이 학교를 떠났다.
학생들은 학교를 계속 다녀야 할 이유를 못 찾았고, 학교는 떠나는 학생들을 붙잡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학업을 중단한 학생은 고작 10명에 불과하다. 전교생이 525명이니 학업 중단율은 1.9%에 불과하다. 4년 만에 10분의 1로 줄어든 것으로, 다른 일반 학교와 비교해 별반 차이가 없다.
학업 중단율이 크게 낮아진 데는 '사부자(師父子) 캠프'의 영향이 컸다고 학교 측은 분석했다.
교사와 학부모, 학생이 1박 2일을 함께 지내며 게임도 하고, 수다 떨듯 자유롭게 대화도 나누며 서로 격의 없이 감성을 공유하는 프로그램인데, 오창고는 2012년부터 6년째 이 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학부모와 교사가 학생들이 하고 싶어 하는 말에 가슴을 열고 귀 기울여주자 철옹성 같은 벽을 친 것 같았던 학생들의 마음이 열렸고, 그것이 변화의 시작이었다.
이 학교는 올해에도 지난 7일 괴산에서 1박 2일 일정의 사부자 캠프를 열었다.
'하나의 작은 경험이 한 사람의 삶을 변화시킨다'는 슬로건이 내걸린 이번 캠프에는 학부모 20여명과 학생 40명, 교직원 15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청년 시절과 30년 후의 모습에 대한 글을 쓴 뒤 서로 바꿔 읽으면서 눈시울을 붉히는 뭉클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2학년인 손성부군은 "부모님의 학창시절 일기를 제가 직접 읽고, 부모님이 저의 30년 후 일기를 읽어주실 때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울컥하는 감정이 솟았고, 저를 위해 애쓰시는 마음을 알게 돼 감동했다"고 말했다.
오창고는 '사부자 캠프' 외에도 매주 '하이파이브 데이'를, 매달 '작은 음악회'를 열며 학생들과 소통하고, 인성을 기르는 데 공을 들인다.
신우성 교장은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서로를 깊이 이해하는 순간 학생의 삶이 바뀐다"며 "더 행복한 학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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