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분 예정 회담 2시간 이상 진행…"구체적이고 실무적인 대화 있었다"
"북핵 문제 미-러 외무당국 협력 강화키로…시리아 남부 휴전에도 합의"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나 별도 양자회담을 열었다.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처음 열린 이 날 두 정상 간 회담은 당초 30여 분으로 예정됐으나 실제론 2시간 이상 진행됐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정상회담에 배석했던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아주 길고 구체적인 대화가 있었다. 두 대통령이 모두 각국 이익에 따라 움직인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바로 이 구체적이고 실무적인 톤으로 시리아, 우크라이나, 한반도, 사이버 안보와 다른 일련의 문제들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라브로프는 "이 모든 문제와 테러리즘 및 조직범죄, 해킹 등과의 전쟁이 미-러 양자 협력의 대상이 될 것이며 이를 위해 양자 실무그룹이 구성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북한 문제를 포함한 모든 현안과 관련, 미-러 외무당국 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라브로프에 따르면 시리아 사태와 관련 미-러 양측은 현지시각으로 9일 정오부터 시리아 남부에서 휴전하기로 합의했으며 미국은 그곳에 주둔하고 있는 모든 세력이 휴전을 준수하도록 하는 책임을 졌다.
러시아·이란·터키 등 3국이 추진해온 시리아 내 '안전지대' 창설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다.
두 정상은 시리아의 미래 지도자 선정과 관련한 논의도 계속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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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선 미국이 이 문제를 전담할 특별대표를 선임하고 이 특별대표와 러시아 대표 사이에 연락 채널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러시아의 지난해 미 대선 개입 논란과 관련해선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푸틴 대통령의 분명한 발언을 들었으며 이를 받아들였다고 라브로프는 설명했다.
미-러 양자 관계 회복 문제와 관련, 두 정상은 지난해 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대러 제재로 폐쇄했던 미국 내 러시아 외교공관 2곳을 러시아에 되돌려 주는 문제를 논의했으며, 상대국 파견 대사의 임명도 서두르기로 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푸틴 두 정상 간 회담은 이날 오후 4시 10분(현지시간)께부터 G20 정상회의 장소인 '함부르크 메세 컨벤션홀' 14번 회의실에서 시작돼 2시간 15분여만인 저녁 6시 25분께 끝났다.
회담에는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배석했다.
두 정상은 포토 세션을 겸한 모두 발언을 한 뒤 비공개로 회담을 계속했다.
이에 앞서 두 정상은 G20 정상회의 공식 개막 전 참가국 지도자들이 서로 인사를 나누는 장소에서 만나 반갑게 악수했다.
타스 통신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트럼프는 푸틴에게 오른손을 내밀어 반갑게 악수를 청하며 왼손으론 악수하는 푸틴의 팔꿈치를 여러 차례 가볍게 치며 친밀감을 표시했고, 조금 뒤엔 나란히 서서 대화를 나누며 푸틴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기도 했다.
러시아 언론은 트럼프가 상당히 흥분된 모습이었던 반면 푸틴은 다소 자제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지난 1월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국 정상은 그동안 전화통화로 대화를 나누긴 했으나 직접 만난 적은 없다.
이번 미-러 정상 회동은 특히 지난해 미 대선 기간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측의 내통 의혹에 대한 미국 내 특검 수사가 진행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정치적 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이루어져 주목을 받았다.
회담은 동시에 러시아가 지난해 미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 등으로 최악의 교착상태에 빠진 양국 관계에 돌파구를 여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괄목할 합의가 없는 두 사람의 첫 회동이 향후 양국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판단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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