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푸틴, 獨G20서 첫 양자회담…"북핵·시리아 등 논의"(종합2보)

입력 2017-07-08 04:44  

트럼프-푸틴, 獨G20서 첫 양자회담…"북핵·시리아 등 논의"(종합2보)

30여분 예정 회담 2시간 이상 진행…"구체적이고 실무적인 대화 있었다"

"북핵 문제 미-러 외무당국 협력 강화키로…시리아 남부 휴전에도 합의"

(모스크바·워싱턴=연합뉴스) 유철종 강영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나 별도 양자회담을 열었다.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처음 열린 이 날 두 정상 간 회담은 당초 30여 분으로 예정됐으나 실제론 2시간 이상 진행됐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정상회담에 배석했던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아주 길고 구체적인 대화가 있었다. 두 대통령이 모두 각국 이익에 따라 움직인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바로 이 구체적이고 실무적인 톤으로 시리아, 우크라이나, 한반도, 사이버 안보와 다른 일련의 문제들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라브로프는 "이 모든 문제와 테러리즘 및 조직범죄, 해킹 등과의 전쟁이 양자 협력의 대상이 될 것이며 이를 위해 양자 실무그룹이 구성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북한 문제를 포함한 모든 현안과 관련, 미-러 외무당국 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역시 회담에 배석했던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도 브리핑을 통해 "회담은 아주 건설적이었다"며 "두 지도자는 아주 빨리 연결됐으며, 둘 사이에 아주 분명한 긍정적 화합(케미스트리)이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라브로프에 따르면 시리아 사태와 관련 미-러 양측은 현지시각으로 9일 정오부터 시리아 남부에서 휴전하기로 합의했으며 미국은 그곳에 주둔하고 있는 모든 세력이 휴전을 준수하도록 하는 책임을 졌다.

러시아·이란·터키 등 3국이 추진해온 시리아 내 '안전지대' 창설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다.

두 정상은 시리아의 미래 지도자 선정과 관련한 논의도 계속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선 미국이 이 문제를 전담할 특별대표를 선임하고 이 특별대표와 러시아 대표 사이에 연락 채널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러시아의 지난해 미 대선 개입 논란과 관련해선 두 정상이 상당히 긴 논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을 거론하며 압박했지만, 푸틴 대통령은 증거를 요구하며 의혹을 부인했다고 틸러슨 장관이 밝혔다.

라브로프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푸틴 대통령의 분명한 발언을 들었으며 이를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두 정상은 북한 핵·미사일 문제에 대해서도 이견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틸러슨 장관은 "러시아는 그것(북핵 문제)에 대해 우리가 보는 것보다는 조금 다르게 보고 있다"며 양국 정상이 북핵 문제에서 이견을 드러냈음을 전했다.

틸러슨은 러시아의 궁극적인 목표가 미국이 원하는 바와 같이 한반도 비핵화이지만, 다만 그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사용하는 전략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토론을 계속하고 그들(러시아)에게 더 많은 것을 해달라고 요구할 것이다. 러시아는 북한과 경제 활동을 하고 있다"며 러시아에 대북 경제 관계 축소를 요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미-러 양자 관계 회복 문제와 관련, 두 정상은 지난해 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대러 제재로 폐쇄했던 미국 내 러시아 외교공관 2곳을 러시아에 되돌려 주는 문제를 논의했으며, 상대국 파견 대사의 임명도 서두르기로 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푸틴 두 정상 간 회담은 이날 오후 4시 10분(현지시간)께부터 G20 정상회의 장소인 '함부르크 메세 컨벤션홀' 회의실에서 시작돼 2시간 15분여만인 저녁 6시 25분께 끝났다.

회담에는 양국 외무수장인 라브로프와 틸러슨 장관이 배석했다. 두 정상은 포토 세션을 겸한 모두 발언을 한 뒤 비공개로 회담을 계속했다.

지난 1월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국 정상은 그동안 전화통화로 대화를 나누긴 했으나 직접 만난 적은 없다.

이번 미-러 정상 회동은 특히 지난해 미 대선 기간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측의 내통 의혹에 대한 미국 내 특검 수사가 진행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정치적 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이루어져 주목받았다.

회담은 동시에 러시아가 지난해 미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 등으로 최악의 교착상태에 빠진 양국 관계에 돌파구를 여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괄목할 합의가 없는 두 지도자의 첫 회동이 향후 양국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판단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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