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의 환경운동가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파리 기후변화 협정 탈퇴에 불만을 표하며 시카고 트럼프타워에서 현수막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체포됐다.
7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국제 환경운동 단체 '그린피스'(Greenpeace) 회원을 자처하는 7명이 이날 오후 2시께 시카고 강변의 트럼프타워 16층 테라스에 올라가 빌딩 전면에 가로 10m 세로 15m 크기의 현수막을 내걸고 캠페인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현수막 상단에는 검은색 대형 화살표 위에 '저항하라'(Resist)는 단어가, 그 아래에는 지구 실루엣 위에 '방어하라'(Defend)라는 단어가 각각 적혀있다.
그린피스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시위 현장을 생중계했다.
시카고 NBC방송은 "상황을 확인한 경찰이 현장 출동해 현수막의 끈을 끊었고, 현수막은 강물 위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이후 경찰은 강에서 현수막을 끌어올렸다.
시카고 경찰은 시위에 참여한 5명의 여성과 2명의 남성을 무단침입, 자산 훼손, 무분별한 행동 등의 혐의로 기소할 예정이다.
다리오 파라 그린피스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지구의 미래를 위험에 처하게 했다"고 시위 배경을 밝혔다.
이날 시위에 참여한 테일러 블레본스는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을 결코 수용할 수 없음을 알리려는 것"이라며 "기후변화를 무시하고 파리 기후변화 협정 탈퇴를 선언한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는 억만장자들에게는 인간과 지구보다 기업의 단기 이익이 더 중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 기후변화 협정이 미국 기업인들과 노동자들에게 불공정한 기준을 갖고 있다며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이 협정은 2015년 12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주재한 유엔 기후변화 회의에서 195개국의 채택으로 체결이 성사됐고, 2016년 11월 국제법으로서의 효력이 발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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