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하노이 인근에 여의도 면적 5.5배 규모…"한국기업 투자 우대"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지난 7일 오후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자동차로 30분가량 떨어진 호아락하이테크단지(HHTP)에 한국의 보건·의료 종사자와 투자업체 관계자 30여 명이 찾았다.
이들은 부지 조성과 도로 건설 등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이곳을 둘러보며 입지와 사업성을 점검했다.
HHTP는 베트남 정부가 단순 제조업 생산기지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을 뒷받침하는 첨단산업을 키우기 위해 짓는 과학·보건의료 도시다.
단지 면적은 총 1천586㏊로 여의도 면적(윤중로 제방 안쪽 290㏊ 기준)의 약 5.5배에 달한다. 이 단지는 하이테크 산업, 연구·개발(R&D), 교육·훈련, 소프트웨어, 주거 등 크게 8개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베트남 정부가 예상하는 상주 인원은 2030년까지 약 23만 명이다.
신재영 가넷 투자컨설팅회사 대표는 "베트남 정부가 미래의 먹을거리를 확보하려고 하노이와 중부 다낭, 남부 호찌민 등 3개 도시 인근에 이런 단지를 건설하고 있다"며 "이중 HHTP의 규모가 가장 큰데 베트남 정부가 특히 한국 기업의 투자를 우대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한국 기업은 이미 이곳에 투자를 결정했다. 한화테크윈은 약 10만㎡의 부지에 항공기 엔진 부품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전자기기 시험인증업체인 Dt&C의 강문경 베트남법인장은 "베트남 산업이 발전하고 안전에 대한 인식이 커지면서 각종 제품의 시험과 인증 수요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HHTP에 관련 시설을 설치하는 투자 허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 단지에는 한국·베트남 과학기술연구원(VKIST)도 들어선다. VKIST 설립은 2012년 3월 한국을 방문한 응우옌 떤 중 베트남 총리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한국 과학기술 역량을 전수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이뤄졌다.
VKIST 건물은 대지 7만9천179㎡에 지상 4층 규모로 건설된다. 내년 하반기 공사를 시작해 2020년 말 완공할 예정이다. 사업비는 7천만 달러(808억 원)로 한국과 베트남이 함께 부담한다.
베트남 정부는 내년에 HHTP의 사회기반시설(인프라) 공사가 마무리되면 본격적인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첨단 기업과 연구소 유치에 전력을 쏟고 있다. 얼마나 많이 유치할지가 성공의 관건으로 꼽힌다.
베트남 과학기술부는 7일 하노이에서 주베트남 한국대사관과 함께 보건·의료분야 중심의 HHTP 투자설명회를 개최했다.
팜 다이 즈엉 과학기술부 차관은 "하이테크 단지 투자에 대해서는 최고의 우대 정책을 펴고 행정 절차도 최대한 간소화하겠다"며 "많은 한국 기업이 투자해달라"고 요청했다.
이혁 한국대사는 "한국은 제약, 의료기기 산업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런 분야에서도 양국 간 협력과 교류가 활발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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