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많은 추석 긴 연휴…업계, 세일·다양한 프로모션 준비
해외여행 많으면 내수 진작 효과 크지 않을 수도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정부가 오는 10월 2일 월요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유통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연중 설 명절과 함께 가장 '현금이 많이 도는' 추석에 가을 정기 세일, 임시 공휴일까지 겹치면서 '소비 한파'가 풀릴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임시 공휴일이 지정되면 해외여행객 수가 늘어 정작 내수 진작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란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 백화점, '대목' 추석에 정기세일까지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과거에도 내수 경기를 진작하기 위한 임시 공휴일 지정은 있었지만, 올해 10월의 경우 소비 진작 효과가 더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5월에도 1일(월) 근로자의 날, 3일(수) 석가탄신일, 5일(금) 어린이날, 9일(화) 대선일(임시 공휴일) 등으로 연휴가 제법 길었지만, 조기 대선 국면으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은 데다, 당시 최악의 미세먼지로 사람들이 야외 활동까지 삼갔다.
그 결과 롯데백화점의 5월 1∼6일까지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늘어나는 데 그쳤고,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 역시 2.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신세계백화점도 '빨간 날'이 아닌 2, 4일을 제외한 5월 5∼9일까지 매출 증가율이 1.2%(기존 점포 기준)로 '기대 이하'였다.
다만 지난해 5월 황금연휴 기간 백화점 업계 전반의 실적이 워낙 좋아 그만큼 기저 효과가 컸던 측면도 있다는 분석이다.
작년 5∼7일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롯데 64.6%, 현대 41.5%, 신세계 31.1% 등을 기록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올 10월에는 임시 공휴일 지정이 확정되면 그에 따른 연휴가 9월 30일 토요일부터 한글날인 10월 9일 월요일까지 최장 열흘에 달해 소비 심리도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 시기가 현금 흐름이 가장 활발하다는 추석 대목인 데다 백화점의 가을 정기세일 기간과도 겹치는 점도 기대감을 한층 더 키우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은 추석 연휴 특성을 고려해 가족 단위 이벤트 및 상품행사를 마련할 예정이며, 현대백화점은 임시 공휴일 지정이 확정되면 협력사와 협의해 세일 물량 및 인기 상품을 조기에 준비하고, 다양한 체험 이벤트 및 손님 모으기 프로모션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갤러리아 백화점의 경우 가을 정기세일을 황금연휴 시작과 겹치는 기간(9월 28일∼10월 31일)에 맞춰 진행하고, 정상상품은 평균 20∼30%씩, 이월 특집전으로는 최대 70%까지 할인 판매하는 행사를 준비할 계획이다.
다만 연휴가 길수록 해외로 떠나는 경우가 많아 백화점 매출 증대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휴일이 너무 길면 소비 여력이 있는 고객층이 국내에서 소비하기보단 해외여행을 떠나는 경우가 많아 최장 기간 연휴로 고객 이탈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 대형마트, 임시공휴일 효과 톡톡…면세점은 휴일 늘어도 '울상'
대형마트는 임시 공휴일 지정에 따른 매출 증가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임시 공휴일로 지정된 지난해 5월 6일 당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늘었다.
'유통업계 한파'라고 불리던 올해 5월 연휴(4월 29일∼5월 9일)에도 유통업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매출 증가율이 두 자릿수(16.1%)를 기록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연휴에 따라 추이는 달라지지만, 지난 임시 공휴일 지정으로 20∼50%가량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볼 때, 임시 공휴일 지정이 내수활성화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10월 연휴가 '코리아 세일페스타'(9월 29일 시작) 행사와도 기간이 겹쳐 추석 세트 판매 활성화, 명절 관련 영업 등 지난해보다 더 다양한 프로모션을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면세점 역시 최장기간 연휴에 내국인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신라면세점의 경우 연휴 직전인 지난 4월 15일부터 5월 7일까지 내국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가량 증가했었다.
다만 면세점 업계는 임시 공휴일 지정에 따른 수혜가 여행업계와 더불어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되지만, 마냥 반기지 못하는 분위기다.
면세점 매출 가운데 중국인 등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70∼80%에 달하는데,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로 매출에 직격탄을 받으면서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 한 면세점 관계자는 "10월 황금연휴로 내국인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는 하고 있다"면서도 "중국인 매출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에 내국인 매출 증대가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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