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때 구단 버스 주먹으로 쳐 다친 기억도"
(수원=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김진욱(57) kt wiz 감독이 경기 중 선수들의 감정 표현을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건강한 스트레스 해소를 강조했다.
김 감독은 8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화가 나면 더그아웃 뒤에서 욕하고 그래도 된다. 경기가 잘 안 풀리거나, 자신에게 화가 나면 더그아웃 뒤로 가서 '우당탕'해도 상관없다"며 열린 생각을 드러냈다.
외국인 투수 돈 로치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김 감독은 "로치의 약점은 경기 중 집중타를 맞는 거다. 그렇게 이닝을 마치고 나면 더그아웃 뒤에서 욕도 하고 소리도 지른다. 그래도 괜찮다.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로치는 다음 이닝이 되면 아무렇지도 않게 등판한다"고 소개했다.
프로야구 선수도 감정을 지닌 인간이다. 보는 눈이 많은 그라운드에서는 가급적이면 직설적으로 감정 표현을 하지 않지만, 더그아웃에서는 물건이 날아다니는 일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고참급 선수는 그나마 눈치 보지 않고 '화'를 발산한다. 그렇지만 선·후배 간의 예의를 강조하는 KBO리그에서 젊은 선수까지 그러긴 쉽지 않다.
김 감독은 "후배들은 아무래도 선배 눈치를 봐야 하니 소리 지르고 하긴 힘들 거다. 어제 경기가 비로 취소되니 선발 등판 예정이었던 정성곤이 잔뜩 화가 난 얼굴로 더그아웃에서 인상을 쓰고 있더라. 그런 게 야구에 대한 욕심이자 투쟁심 아니겠는가. 좋게 본다"고 말했다.
중요한 건 화를 내면서도 절제력을 잃지 않는 거다. 밖으로 모든 게 알려지지 않지만, 화가 난 나머지 주먹으로 물건을 때려 다치는 선수가 적지 않다.
김 감독은 "나도 현역 때 그런 기억이 있다.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는데 5회 볼넷을 줬다고 교체당했다. 나이가 어릴 때라 대놓고는 화 못 내고, 밖에 나가서 구단 버스를 주먹으로 때렸다. 그 통에 버스에서 주무시던 기사님까지 깨웠다"면서 "크게 안 다쳐서 다행이었지만, 선수가 화를 내다가 자기 몸까지 망가트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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